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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ter(작성일 : 2004/09/24, 조회 :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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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을 기다립니다.



      세월은 시위를 떠난 살같이 빠르게 흘러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런 날들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거라는 말이 있죠.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고요. 그 말이 이제는 제게도 약이 되어 돌아오네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이유로 당신은 늘 내게 큰 어른 같은 버팀목이 되어 자신의 힘듦을 굳이 말하지 않고 혼자서 회사 부채를 해결하려 애쓰셨지요. 3년 전 어느 날 밤. 갑자기 들이닥친 낯선 두 남자의 방문에 급하게 담배 몇 모금 빨며 “걱정 마, 곧 나올 수 있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는 거짓말처럼 가족의 품에서 떠나버린 당신. 한순간에 풍요와 맞바꿔진 생계에 대한 책임. 그 후 여러 달 동안 저는 참 많이 무서웠어요. 그 황량한 곳에 계신 당신을 가족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힘이 제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 날. 동시에 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절망과 허무의 늪에서 저를 다시 전쟁과도 같은 삶 속으로 이끌어냈답니다. 한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오로지 우리 아이들만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며 겨울을 넘기고 봄을 맞고 다시 여름을 보내길 세 차례. 죽어야 끝이 날 것 같았던 고통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짐으로써 오히려 마쳐야 할 숙제 마냥 하나하나 매듭이 풀어지는 것 같았죠. 2주에 한 번씩 당신을 보러가면서 그래도 처음보다 얼굴이 나아지고 살도 오르고 술과 스트레스로 인한 속 쓰림도 가라앉고, 담배를 잊은 덕에 건강을 덤으로 얻은 당신 때문에 이젠 슬그머니 희망도 가져 봅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젊음이라는 재산이 남아 있어요. 모든 걸 잃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보다 더한 밑천이 어디 있겠어요? 우리는 이미 부자예요. 당신을 기다려 온 지난 3년 간 한순간도 당신이 내 곁에 없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기다렸던 시간보다 당신을 만날 시간이 훨씬 가까워진 오늘, 소녀처럼 가슴이 설레는 저는 옷장 속의 당신 옷을 깨끗이 빨아둡니다. 머잖아 당신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는 날 가슴이 미어지도록 당신 목을 감싸안고 입을 맞출래요. 당신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어느 여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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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기다립니다      master 2004/09/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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