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11/06, 조회 : 2007
제목  
 돌아온 금반지

돌아온 금반지 / 임정수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직접 채포한 히라시(실뱀장어)를 일본으로 수출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자본금보단 오로지 신용 하나만을 밑천으로 삼아
그야말로 발바닥에 땀띠가 나도록 열심히 뛰어다니던 때였다.

한번 일에 몰두하면 정신을 집중하여 끝까지 파고들려는 습성도 있지만,
일에 대한 재미를 붙여 더욱 집중적으로 몰두하기도 한다.

평소 꼼꼼한 성격이라 실수를 하거나하진 않는데
어쩌다 보니 손가락에 끼고있던 금반지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현장을 이 잡듯 뒤지고 뒤졌지만 결국은 찾질 못했다.
그리곤 몇일이 지났을까.
느닷없이 일본에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에 보낸 히라시(실뱀장어) 속에 내가 잃어버린 금반지가 들어있더라는 것이다.
이왕에 잃어버리고 포기를 한 것이니 그것은 그쪽에서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히라시만 구입을 한 것이지 금반지는 계약상에도 없었으니 돌려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솔직히, 국내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더라면 어땠을까.
거의 90%는 돌려주는 일이 없을 것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부터도 그 90% 속에 포함이 될런지도 모르겠다.
다른 건 속일 수 있을지라도 나자신만큼은 속일 수 없으니 맘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가 않다.

잃어버렸던 금반지는 다음번 계약 때 내가 일본으로 가서 돌려 받을 수 있었고,
그후론 두번 다시는 작업 현장에서 금반지나 시계를 차고 다니질 않는다.

금반지를 잃어버리고 한동안은 오랫동안 함께 해온 금반지의 빈자리가 쓸쓸히 느껴졌기에
항상 외로움을 달고사는 나로선 그런게 여간 싫은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서 버림받은 것 같은 금반지의 심정을 십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이라도 헤아릴 수 있기에 소중한 한가지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요즘같으면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정말 아깝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그때 그당시에는 금값 같은건 안중에도 없었다.
그 금반지는 나와 함께해온 기념 반지였기에 내겐 정말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보면 그나라의 국민성을 알 수가 있다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나 역시 일본이라면 무조건 싫은하는 사람 중의 한사람이지만
그런 일이 있은 후론 국민성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국민성은 곧 애국심과 직결이 되기도 하지만 그사람이 살고 있는 나라!
무심코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자국의 얼굴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그때에 절실히 깨닳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국외에서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을 하는데에 있어서도
누가 보든, 안보든 반듯하게 행동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먼미래를 향한 행복에로의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처럼 집안 대청소를 하며 아끼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한쪽에 보관하여 둔 금반지를 보니
그때에 되돌아온 금반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때이른 강추위마냥 얼어붙은 국내 경제에도 IMF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봄날같은 옛시절이 돌아왔으면 한다.
돌아온 금반지처럼 그때 그 추억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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