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08/22, 조회 : 2080
제목  
 임정수의 콩쥐 팥쥐

임정수의 콩쥐 팥쥐 / 임정수





옛날 어느 마을에 콩쥐라는 소녀가 살았습니다.
콩쥐는 예쁘고 마음씨 착한 소녀였습니다.
콩쥐의 어머니는 콩쥐가 어릴 때 돌아가셨습니다.
집안일이 서투런 콩쥐의 아버지는 콩쥐를 제대로 돌보아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늘 슬픔에 잠긴 콩쥐를 지켜보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콩쥐에겐 엄마가 있어야 해. 친딸처럼 잘 보살펴 줄 새 엄마를 맞아야겠어.'
아버지는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느날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왔습니다.
새어머니에겐 콩쥐보다 한살 아래인 팥쥐라는 딸이 있었습니다.
"콩쥐야, 새어머니께 인사드려라, 네 동생인 팥쥐와도 친하게 지내야 한다. 콩쥐를 잘 부탁하오, 친딸처럼 잘 보살펴 주구려."
아버지는 새어머니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어머니, 잘 오셨어요. 팥쥐야 정말 반가워."
콩쥐는 공손하게 새어머니에게 인사를 올리고 팥쥐의 손을 잡았습니다.

새어머니는 겉으론 콩쥐를 사랑하는 척하였지만 사실은 마음씨가 아주 고약한 여자였습니다.
팥쥐도 욕심꾸러기에다 심술궂은 아이였습니다.
새어머니는 아버지 몰래 콩쥐에게 힘들고 궂은 일만 골라서 시켰습니다.
팥쥐는 공연히 콩쥐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며 말썽을 부리곤 했습니다.
분명 팥쥐의 잘못인 줄 뻔히 알면서도 새어머니는 콩쥐에게만 야단쳤습니다.
"뭐야, 아직도 꾸물거리고 있는거야? 얼른 설겆이를 끝내어놓고 빨래와 집안 청소를 깨끗히 해놔."
새어머니는 콩쥐에게 종처럼 일을 시켰습니다.
"내 옷도 깨끗히 빨아줘."
엄마를 닮은 마음씨가 고약한 팥쥐도 콩쥐를 종처럼 부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병으로 자리에 누우셨습니다.
"콩쥐야, 새어머니가 널 귀여워해주시더냐?"
"예, 아버지, 잘해주세요. 팥쥐도 착하구요."
콩쥐가 울먹이며 대답했습니다.
"그럼, 됐다. 이젠 내가 눈을 감아도 안심이 되겠구나."
아버지는 얼마안있어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안계시자 온 집이 새어머니와 팥쥐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콩쥐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만 하였습니다.

어느날 새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콩쥐는 산골짜기 돌밭의 김을 매고, 팥쥐는 강가의 모래밭을 매어라."
새어머니는 콩쥐에게 나무 호미를 주고, 팥쥐에게는 쇠호미를 주었습니다.
돌밭의 김을 매는데 나무 호미가 뚝 부러졌습니다.
"이일을 어떡하면 좋아."
콩쥐는 부러진 나무 호미를 어루만지며 울었습니다.
나무 호미가 부러졌으니 분명 저녁을 굶게 되고 호되게 매 맞을 걸 생각하니 기가 막혔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황소 한마리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콩쥐 아가씨, 울지 말아요. 자갈밭의 김은 제가 다 맬테니까요."
황소는 자갈밭의 풀을 순식간에 다 먹어 치웠습니다.
"고맙구나, 황소야!"
콩쥐는 황소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콩쥐가 밭을 다 맸다고 말하자 새어머니는 믿지 않았습니다.
새어머니는 자갈밭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거, 이상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새어머니는 풀이 하나도 없는 밭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번에는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워놓아라."
"예, 어머니."
콩쥐는 물동이로 물을 길어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부어도 부어도 항아리는 차질 않았습니다.
항아리 안을 들여다 보던 콩쥐는 놀라고 말았습니다.
항아리 밑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나, 이를 어째? 항아리 밑에 구멍이 뚫렸네?"
콩쥐는 울상을 지었습니다.
"콩쥐 아가씨, 걱정마세요. 제가 구멍을 막아 드릴께요."
갑자기 두꺼비 한마리가 나타나더니 말했습니다.
두꺼비는 몸으로 구멍을 막았습니다.

어느덧 콩쥐와 팥쥐는 처녀가 되었습니다.
시집을 갈 때가 된 것입니다.
어느날 고을 원님이 큰 잔치를 연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아들의 색시감을 고르기 위한 잔치라고 했습니다.
"어머니, 저도 갈래요."
팥쥐가 신이나서 말했습니다.
"암, 가야지. 틀림없이 우리 팥쥐가 원님의 며느리로 뽑힐게다."
새어머니는 맞장구쳤습니다.
팥쥐는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부신 비단옷을 입었습니다.
콩쥐는 새어머니와 팥쥐의 시중을 드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습니다.
"어때요, 어머니?"
"아이구, 예뻐라! 자, 어서 떠나자."
집을 나서려던 새어머니는 콩쥐에게 말했습니다.
"넌 놀지말고 벼를 한섬 찧어라. 그리고 베도 두필 짜야 한다. 일이 끝나거든 잔치집에 오너라."
콩쥐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새어머니가 시킨 일은 몇일이 걸려도 다 못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대답이 없느냐?"
"알겠어요, 어머니"
콩쥐는 마지못해 대답하였습니다.
예쁘게 꾸민 새어머니와 팥쥐는 마차를 타고 고을 원님의 잔치집으로 갔습니다.
콩쥐는 부러운 눈으로 멀어지는 마차를 바라 보았습니다.
그리곤 마당에다 멍석을 깔고 벼 한 섬을 멍석에 쏟았습니다.

'이 벼를 언제 다 찧지?'
콩쥐는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때,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콩쥐 아가씨, 왜 한숨을 쉬세요?"
참새가 물었습니다.
"이 벼를 찧어야 할 일이 걱정되어 그런단다."
"그런 일이라면 걱정마세요. 제가 친구들을 데려와서 부리로 다 까드릴께요."
"고맙구나, 참새야."
잠시후 참새 떼가 새까맣게 몰려왔습니다.
참새들은 부리로 벼를 쪼아서 껍질을 벗겨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금방 벼 한 섬이 흰쌀로 변했습니다.
"참새들아, 정말 고마워!."
"힘을 내세요, 콩쥐 아가씨!"
참새 떼는 하늘 높이 날아 오르더니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콩쥐는 베틀에 앉았습니다.
'덜그럭 탁, 덜그럭 탁...'
부지런히 베를 짰습니다.
베를 짜다 말고 콩쥐는 서럽게 울었습니다.
그때,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선녀가 나타났습니다.
"콩쥐 아가씨, 울지말아요, 잔칫집에 가고싶어 우는 거에요? 내가 베를 짜놓을테니 이 옷과 꽃신을 신고 잔칫집에 가세요."
상냥한 목소리에 콩쥐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선녀가 에쁜 비단 옷과 꽃신을 내밀었습니다.
비단 옷과 꽃신을 신은 콩쥐는 굉장히 예뻤습니다.
"고맙습니다. 선녀님! "
"지금가면 늦을 수 있으니 마차를 타고 가세요."
선녀가 한쪽에 있는 누런 호박을 가리키자, 놀랍게도 호박이 아름다운 마차로 변했습니다.
콩쥐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그순간 두마리의 쥐가 고양이에게 쫓겨 피해다니는 걸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선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두마리의 쥐는 늠름한 말로 변했습니다.
선녀는 뒤쫓아 뛰어오는 고양이를 마부로 만들었습니다.

콩쥐를 태운 마차가 고을 원님의 잔칫집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콩쥐는 잔칫집으로 안내되어 들어갔습니다.
"세상에, 어쩜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꼭 선녀같아."
잔칫집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콩쥐를 보자 저마다 넋을 잃고 수군거렸습니다."
몰라보게 이쁜 콩쥐를 알아보지 못한 새어머니와 팥쥐도 부러운 듯 바라보았습니다.
콩쥐는 고을 원님의 아들과 시선이 마주치자 가슴이 콩닥콩닥 마구 뛰었습니다.
이처럼 따스한 눈빛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콩쥐는 마치 꿈을 꾸는 듯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조차 잊을 정도였습니다.

잔치가 끝날 때가 다 되어 새어머니와 팥쥐보다 먼저 집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정신이 번쩍 든 콩쥐는 급하게 밖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너무 서두르다 꽃신 한 짝이 벗겨졌습니다.
'앗, 내 꽃신이...'
콩쥐는 속으로 부르짖었습니다.
그렇지만 신을 주울 생각을 못 하고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마부가 쏜살같이 말을 몰았습니다.
"여봐라, 꽃신을 주워오너라."
고을 원님의 아들은 중얼거렸습니다.
'아름다운 처녀는 어디에 사는 누구일까? 선녀처럼 예쁜 이 꽃신의 임자를 다시 만나고 싶구나.'

콩쥐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마차와 마부와 말은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습니다.
얼마후 새어머니와 팥쥐가 돌아왔습니다.
마을에는 고을 원님의 아들이 꽃신 임자를 찾는다는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몇일 후, 꽃신을 든 고을 벼슬아치들이 마을로 나와 외쳤습니다.
"꽃신을 잃은 아가씨를 찾습니다."
마을 처녀들이 앞다투어 꽃신을 신어 보았지만 꽃신이 발에 맞는 처녀는 없었습니다.
꽃신이 맞는 처녀가 없어 벼슬아치들은 하는 수 없이 집집마다 돌면서 꽃신이 맞는 처녀를 찾기로 하였습니다.
벼슬아치들이 콩쥐의 집에도 찾아왔습니다.
"이건 제 딸년겁니다."
새어머니가 얼른 꽃신을 받아 팥쥐에게 신겨 보았습니다.
팥쥐는 낑낑거리며 꽃신을 신으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발이 커서 어림도 없었습니다.
"아, 발이 아파요."
팥쥐는 울상을 지었습니다.
마침 물동이를 이고 물을 길어오던 콩쥐를 본 벼슬아치가 말했습니다.
"어디, 아가씨도 한 번 신어 보구려."
콩쥐는 새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며 꽃신을 신었습니다.
꽃신은 콩쥐의 발에 꼭 맞았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모두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나으리, 이년은 우리집 종이랍니다."
"우린 누구든 꽃신을 신어 볼 수 있도록 하라는 명을 받았소, 그러니 이 아가씨도 당연히 꽃신을 신어 볼 자격이 있지 않겠소?"
콩쥐는 마루 밑에 숨겨 두었던 꽃신 한 짝을 꺼내와 마저 신었습니다.
꽃신은 모양도 똑 같았고 콩쥐에게 잘 맞았습니다.
"옳아, 우리가 찾던 분이 바로 아가씨였군요. 어서 가마에 오르십시오."
벼슬아치들은 콩쥐를 귀한 분 모시 듯 꽃가마에 태웠습니다.
새어머니와 팥쥐는 고개를 숙인 채 떨었습니다.

콩쥐의 아름다움에 반한 고을 원님댁 도련님은 콩쥐를 보는 순간 청혼을 하였습니다.
"아가씨, 저와 결혼하여 주십시오!"
콩쥐는 수줍어하며 도련님의 청혼을 받아들였습니다.
다음날, 도련님과 콩쥐의 결혼 계획이 온 고을에 퍼졌습니다.
"아이고 분해, 내가 콩쥐년에게 밀려나다니..."
팥쥐가 가슴을 치며 울었습니다.
"울지말고 기다려라, 콩쥐는 결혼식이 끝나기도 전에 죽을 거니까."

결혼식 날, 새어머니는 신부의 술잔에 미리 독을 묻혀 놓았습니다.
"앗 신부가 쓰러졌다."
잔칫집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새어머니와 팥쥐는 슬며시 달아났습니다.
의원이 달려와 신부에게 해독약을 먹였습니다.
콩쥐는 해독약을 먹고 깨어났습니다.

"못된 새어미와 팥쥐가 도망쳤다."
마을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가 소리쳤습니다.
원님은 곧 두사람을 잡아오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새어머니와 팥쥐는 꽁 꽁 묵인 채 원님 앞에 꿇어 앉았습니다.
"바른 대로 말하지 않으면 모두 목을 매달겠다."
원님은 발을 구르며 호령하였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사오니 한 번만 용서를..."
새어머니는 벌벌 떨며 독을 묻힌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이런 못된 것들이 있나? 여봐라, 당장 이것들을 옥에 쳐넣어라."
원님의 불호령이 내렸습니다.
정신을 차린 콩쥐가 원님 앞에 꿇어 앉았습니다.
"제발 어머니와 동생을 용서해 주십시오. 마음씨 착한 분인데 어쩌다 그런 실수를 한 것이옵니다."
콩쥐는 자기 잘못이나 되는 것처럼 간절히 빌었습니다.
"아이구, 내가 잘못했어! 내가 죽을 년이야, 으흐흐..."
새어머니는 콩쥐를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팥쥐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두사람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것을 보고 원님은 모녀의 죄를 용서하여 주었습니다.
고을 백성들도 도련님과 콩쥐의 결혼을 축복하였고,마음씨 착한 콩쥐는 도련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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