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08/17, 조회 : 1885
제목  
 양다리

양다리 / 임정수






중학교를 다닐 적에
구남동에서도 구포 여상을 지나고
모라 여중을 지나야만 내가 다니는 구포 중학교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당시에 나에겐 많은 친구들이 있었고,
친하게 지내는 여자 친구들 또한 많았었다.

버스를 타고 다녀도 되는 길이었지만 왠만해선 도보로 다니곤 했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로 잊지못할 추억거리를
길거리에서 많이 많들었었다는 생각이 든다.

구포 여상엔 내 친구의 누나인 <현자>가 다녔고,
모라 여중엔 나의 첫사랑인 <장미>가 다녔기에
두사람을 만날 때면 늘 조심해야만 했었다.

현자와는 학교 밑 분식점에서 만나거나 그녀의 집에서 만나곤 했었기에
그다지 눈에 띄는 추억거리나 잊지못할 에피소드 같은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장미는...
나에게 정말 많은 사랑과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곤 했었는데...
내가 현자와 만나거나 구포 여중에 다니던 <선주>를 좋아해서
그렇게 좋다고 설쳐대어도 못 본 척 넘어가주곤 했었다.

그래서 장미를 더욱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님, 어쩜 장미와는 한 동네에서 살았으므로 언제든 만날 수가 있었고
우리집에서의 조용하고 오붓한 만남(?)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장미와 난 장래를 약속했기에
누가 뭐래도 내곁을 떠나지 않을거라 믿었으며
나 또한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으리라 맹세했기에 서로에 대한 의심은 전혀 없었다.
내가 먼저 그녀의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내가 일방적으로 맘이 변했던 건 아니다.
그녀가 나로 하여금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순전히 원인 제공은 그녀가 했기에...

하지만 지금에 와서 이렇게 변명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내가 부르기만하면 언제든 달려와 주는 장미와는 달리
청순한 이미지의 선주는 톡톡 튀는 고무줄처럼 쉽게 마음을 잡을 수 없었고,
어느날 내게 다가온 한 여인의 등장으로 나의 친구들은 서서히 정리가 되어갔다.

영숙!
그녀는 <한미>라는 가명을 쓰기도 했으며 언제나 내곁을 맴돌고 있었다.

그녀와는 1년여가량 사귀다 가장 짧게 만나고 헤어졌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에와서도 생각나는 건 왜 그럴까?

어떻게 보면 중학교 1, 2학년 때가 나의 전성기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정말 행복한 나날이었고 소중했던 추억이 아닐 수 없다.

장미는 지금 경남 진주쪽에서 대형 마트를 운영 중이며,
선주는 결혼하여 잘 살고 있을 것이고
현자는 부산의 모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고 안되면 되게 하라.]
이것이 나의 생활 신조이다 보니 무엇이든 알고자 하면 알 수가 있다.

그러나 한 번도 만나 본 적은 없다.
지난 시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간직할 뿐
서로의 가슴에 상처가 되는 만남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나랑 잘 어울릴까?
저 사람이 잘 어울릴까?
이리저리 재어보는 사이에 흐르는 강물처럼 아무도 기다려 주질 않는다.

오늘도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내며
어떠한 사랑을 가꾸어 갈지를 생각하며서
두마리 토끼를 견주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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