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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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작성일 : 2014/10/21, 조회 : 853
제목  
 관음사 일기 - 180

관음사 일기 - 180





폰을 내려놓고 돌아서는데 실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지...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틀림없이 살짝 맛이 갔다고 했을 것이다.

기분이 좋아서인지 오늘 하루는 잘 풀릴 것만 같고
무척 행복할 것만 같은 기분이 마구마구 든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구?
흐흐흐...

평소에도 늘 그렇지만...
오늘 사시불공을 하며 하나 하나 축원을 해나가는데...

그동안 연락이 안되던 신도가 꼭 연락을 해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마침 사시불공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 신도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연락이야 올 수도 있고 안올수도 있는데 그까짓걸 가지고 왠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만
사실 꾸준히 축원 기도를 하다가도 일년이상 연락이 없는 신도는 별도로 기도를 하는데
오늘이 그 일년하고도 하루를 넘기는 날이라서 의미가 크다면 클 수도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꼭 그렇게 날짜를 따져가며 축원을 하고, 안하고 사람 차별을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가뭄에 콩나듯 얼굴 잊어버릴만하면 한번 와보고...
법회에 참석하질 않아도 알아서 축원을 해주더라 싶어서 안오는 사람들이 많다.

살기에 바빠서 못왔다거나 사정상 못온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만
한,두번 와보고 안와도 축원을 해준다싶어 다른 절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하는 말이다.

어차피 부처님은 한 부처님이고 다 똑같은데
굳이 니절 내절 따지는 이유가 뭐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절을 따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절이야 이 절에도 와보고 저 절에도 가면서 가는 사람 마음에 달린 것이지
누군가 옆에서 이 절에 가자, 저 절에 가자 아무리 소리치고 해봐야
인연이 없으면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곳이다.

사람 차별이라던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오는 신도와 단순히 왔다갔다하는 불자와는 차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신도회니 지장회니 그 절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뭐, 그렇다고 백프로 다 그렇게 관리를 한다는 건 아니다.
안오는 사람들 중엔 꾸준히 오는 신도와도 얽혀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매정하게 별도로 관리한다며 축원문을 제쳐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정말 궁금한 마음에 그렇게 나눠서 축원하고 관리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 또한 할말이 없을 수 있겠는가.

이리 저리 마구 섞어서 축원을 하다보니 법회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들의 안좋은 것까지
꾸준히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이 미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게 나의 결론이다.

그런 것은 법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신도들이라면 어느정도 느낌이 있고
그렇게 알고있는 신도들도 있어서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그렇게 기분이 좋고 하루가 잘 풀릴 것 같다는 말을 하느냐고?

어릴 적에 길을 가다가 소똥을 밟아본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뭐라고 그럴까?
흐이그~ 재수없게 똥 밟았다고 그럴까?

아니다.
소똥을 밟았으니 오늘 재수가 좋을 것이다...그렇게 말하겠지.
적어도 내가 어릴적엔 그렇게들 알고 살았으니까...

그럼, 결론이 뭐냐고?
에이~참~~똥 밟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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