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14/10/27, 조회 : 757
제목  
 관음사 일기 - 185

관음사 일기 _ 185






모처럼 산행길에 나섰더니 기분이 상쾌하고 마음이 가볍다.
언제나 오늘같은 기분이었으면...

휴일이라 산을 찾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산길을 올라가고 있었고
중간 중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정상에 올라 확트인 경치와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무거웠던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활기를 주워 담는데...

한쪽 옆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구름 과자를 먹는 아저씨와
두꺼비를 잡아 거나하게 벌어진 술판...

이 좋은 휴일날에 뭐하러 온 사람들인지...
산행에서 술판을 벌이면 자신들에게는 좋을런지 몰라도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을텐데...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가 보다.

구름 과자를 먹는 사람들은 산불이 나든말든 개의치 않고
두꺼비를 잡는 사람들도 취해서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져도 자신들만 아프고 피멍이 들텐니
그저 못본 척 고개를 돌리고 말아야지...

괜히 한마디 했다간 떼거지로 덤비면 어떡해...
나만 손해지 뭐...

그런데 더욱 가관인건...
술판이 벌어진 근처엔 똥덩어리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들은 똥덩어리 한가운데 앉아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는 것인데
그참...똥덩어리같은 인생들일세...

모처럼의 산행길에 무거웠던 마음을 비우고
좋은 기운을 듬뿍 받아 갈려는데 이런 똥덩어리같은 짓거리를 보고 가니
눈 버리고 마음 버리고 나의 빈그릇에 똥가루마저 묻혀서 가겠구나.

심란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하산하는데
이번엔 곳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눈에 띈다.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고 간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자기네들 안방에도 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지는 않을까?

남이 버리니 나도 버렸다는 생각으로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것인지...
아직도 후진국의 때를 못벗은 너거들 인생이 불쌍타...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들려오는 한무리의 왁작지껄한 목소리들...
이미 레코드의 판처럼 술판은 거나하게 돌아가고 있고 온갖 음식 냄새까지...

기름진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이런...그와중에 산행길에 오르면서 치킨은 준비해왔는가 보다.

아지매! 아저씨들!

[쓰레기를 버리실려구요?
당신의 양심도 버리실겁니까?
쓰레기만도 못한 양심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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