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05/28, 조회 : 1887
제목  
 내 이름은 임정재(林正材)

내 이름은 임정재(林正材) / 임정수





가슴이 답답하거나 무척 외롭다고 느껴질 때마다 바다를 찾는다.
바다로 가기 위해 일부러 찾아나서진 않는다.
지리적 여건이 좋아서인지 언제나 바다와 강이 가까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금새 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직업과 연계되어 더욱 바다를 자주 볼수가 있다.
일부러 찾아가질 않아도 바다가 내곁으로 다가오는 것만 같다.
얼마전에 새로 개통된 강변 도로를 타고 다대포로도 한번 가봐야 할텐데...
한가할때 한번 가보리라 다딤했지만 좀처럼 마음먹은대로 되질 않는다.
다음엔 반드시, 꼭 한번 드라이브 삼아 다녀와야겠다.

드넓은 바다와 넘실대는 파도,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면
엉어리지고 꽉 막혔던 내가슴이, 마음이 뻥~하고 시원스럽게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그런 바다가 좋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물의 해(천하수)에 태어났다.
더군다나 이름에도 물(洙-수)자가 들어간다.
물의 해에 태어나서 물(수-洙)이란 이름을 쓰고 있으니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매사가 딱 부러지질 않고 허지부지하여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맹맹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 이름을 개명하기로 했다.
임정수(林正洙)라면 물의 해에 태어나 물이란 이름을 쓰고 있으니
앞서말한 바와 같이 흐리멍텅하기 때문에 정재(正材)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언젠가 김해의 어느 절에 갔더니 그곳의 주지 스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되는 일도없이 시간만 축내고 있다시며
지나온 과거와 현재의 삶엔 이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시면서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흐리멍텅한 삶을 살지말고
큰 재목이 되라고 하시며 정재(正材)란 이름을 사용하라고 하셨다.

굳이 개명했다고해서 호적을 뜯어고친다거나 할 필요없이
호적상의 이름은 그대로 두고 명함이나 주위에서 정재라고 불러주면 된다고 하셨다.
나또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고 이해가 되는 말씀에 그러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어머니외엔 아직까지 한번도 정재라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
그이유는 아직까지 아무에게도 알리질 않았고, 명함조차도 새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농을 한후에 명함을 새로 만들려고 했었는데,
그때에 가서 다시 만들기로 하고 언제 시간이 날 때에 명함부터 새로 만들어야겠다.
다른 사람들이 즐겨 부를 수 있도록 기존의 이름 밑에다 임정재(林正材)라고 해서 말이다.

어릴적부터 낙동강 근처에서 줄곧 살아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슴이 답답하거나 무언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낙동강가에 서서 답답함을 파도에 실려 보내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새로히 재정비하곤 했었는데...

오늘처럼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말없이 누운 바다는 내마음을 잘 이해해줄 것 같다.
굳이 하소연 하질 않더라도 바다는 나를 품어주고 감싸 안으며
부드러운 미소로써 달래어 주는 것만 같다.

그래, 그렇다. 바로 이거다.
한없이 아래로 곤두박질을 치다가도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매달리듯 이름을 바꿔보는 것이다.

하는 일이 잘 안풀려서 잘되기 위해 바꾸려는 요행심보다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재(正材)라는 이름을 많이들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답답했던 마음을 저 바다에, 저 푸른 파도에 실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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