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04/20, 조회 : 2049
제목  
 티코 아지매 (2010년 가을호 대한 문학 세계 수필 산책 코너 수록)

티코 아지매 / 임정수




콩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질 못하여 심부전증을 앓고 계시는 아주머니가 있다.
바로 우리 앞집에 사시는 티코 아지매가 그분이다.
처음 우리 동네로 이사를 올 때에 티코를 타고 다니셨다.
그래서 그때부터 티코 아지매라 불렀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요즘은 마티즈로 바꾸어서 타고 다니시지만
한번 입에 익은 말이 쉽게 고쳐질 리가 없어 그냥 티코 아지매라 부른다.

양쪽 콩팥이 다 있어도 한쪽이 콩알만큼 쪼그라 들어 제기능을 다하질 못해
몸이 붓기도 하고 항상 아프다고 하신다.

아직까진 그런 대로 견딜만하지만 더 심해지면 혈액 투석을 해야한다고 하시는데
그댁 형편을 잘알고 있는 나로선 달리 도와드릴 방법이 없는게 안타깝다.

서로 앞, 뒷집에 살면서 한집처럼 지내다 보니
아무런 서스럼없이 한식구처럼 지내고 있다.

나 역시 형편이 좋질 못하여 경제적으로나 물질적으로 힘이 되어 드릴 순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다 해드리고 싶다.
그래서 언제든 필요하면 나의 콩팥을 하나 떼어 드리겠노라고 했다.

사실, 내가 콩팥을 하나 떼어 주는 건 그렇게 망설일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얄팍한 지식이나마 내가 알기론 두개의 콩팥중 하나만으로도
얼마든지 살아가는데에는 지장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단지, 걱정이 되는건 그 분의 형편이 좋지 못하여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차피 누구든 죽으면 말그대로 썩어질 몸뚱이인데 아낀들 무엇할까.
살아있을 때에 함부로 굴리는 것보다는
죽어서라도 남에게 도움이 되면 그것이 값진 삶을 살다가 가는 것이 아닐까.

아직은 세상을 얼마 살지도 않았고 세상 경험도 부족한 '나'이지만,
꼭 하고픈 삶(귀농의 꿈)을 원없이 살다가 죽기 전에 장기 기증을 하고 죽을 것이다.

떠나는 나로인해 꺼지는 생명에 불씨가 될 수 있으면
정말 값진 삶을 살다가 가는 것이 아닐까.

하루 빨리 티코 아지매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티코 아지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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