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03/30, 조회 : 1831
제목  
 아버지 (ㅊ)

아버지 / 임정수





아버지를 생각하면 한없이 가슴이 저며오는 아픔을 느낀다.
내색은 안하셨지만 친구 분들을 만나시면 항상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시고 사랑하셨던 아버지...

국가에 충성하는 직업 군인의 길을 걷고 있던 나는
아버지께서 마지막 가시는 길에 임종조차도 지켜보질 못해 그것이 두고두고 가슴에 한으로 남는다.

이른 새벽에 약수물을 떠로 가신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가시다
로타리의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에 뒤에서 과속으로 달려오는 덤프차에 치여
급하게 수술을 하셨지만 가망이 없으셨다.

유격 훈련을 다녀오던 날,
자취를 하던 주인댁 아주머니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았다며 전해듣곤 서둘러 집으로 달려갔지만,
그때는 이미 임종 조차도 지켜볼 수가 없는 때였다.

그후로도 업친데 덥친 격으로 계속하여 집안에 우환이 그치질 않아
하는 수 없이 전역을 결심하고 제대하여 홀어머니를 모시며 살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내가 어머니를 잘 보살펴 드리진 못했어도 그 이후로는 우환이 점차 수그러들었다.

그토록 나를 좋아하시던 아버지였기에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보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리고 지금도 나를 아프게 한다.

무엇하나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은 없지만,
나만의 사업이랍시고 이것저것 마구 벌려놓다가 그만 다 떨어 먹기도 했었다.

하지만,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기에 조금도 후회는 되질 않는다.
건강!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우선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돈도 모일 수 있는 것이다.

육신이 병들고 돈을 많이 벌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육신은 멀쩡한데도 돈의 노예가 되어 돈만을 밝히고 사는 인생이라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잘못된 생각일런지는 몰라도 인생은 후회없이 즐기며 사는게 최선의 삶이고
제대로 된 인생이 아닐까도 생각해보곤 한다.

그렇다고 돈이 생기는대로 무작정 쓰고 보자는 식은 아니다.
돈이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게 돈이기에
너무 돈! 돈! 그러면 정말 돌아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을 스스로 절제하면서 계획된 삶으로 값지고 보람되게 돈을 쓸 수 있으면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아주 오래 전에 어머니께서 동남아로 여행을 다녀 오시고자 하실 때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동남아 여행에서 혹시라도 사고를 당하시지나 않으실까?
무슨 낭패라도 당하시면 어떡하나?
이런저런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곤 했었는데,
막상 어머니께서 동남아 여행을 잘 다녀오신 걸 보고서
앞으로도 자주 여행을 보내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 달엔 일본 여행을 다녀오시더니 다음엔 중국으로 가시겠단다.
집안 형편을 고려하지 않는 어머니의 결단은 아니다.
내가 형편이 되고 조금이라도 여유돈이 있으면 세계 곳곳을 여행시켜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돈이 없으면 또 벌면 되는 것이고,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에 열심히 땀흘리며 부지런히 벌어서
값지고 보람있게 쓸 수 있으면 괜찮은 삶을 살아가노라 생각한다.

아버지때처럼 후회스럽지 않을려면 홀로 계신 어머니께 정말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부모님도 이성에서 부모님이고 살아 계실 땐 느끼지 못하는 감정일지라도
돌아가시고 나면 생전에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두고두고 후회스러울테니 말이다.

비록 함께 있지 못하는 저 세상에서나마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자신감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 못난 자식을 보시며 대견해 하실거라 믿는다.

나도 이젠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으니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꾸만 꿈을 꾸게 되는 것 같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지난 시절은 희미해져 가지만, 아버지의 선명한 기억은 나를 더욱 아프게 한다.

언젠가 그리운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뵈올 수 있도록
어머니께도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지금으로선 그렇게 사는 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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