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03/28, 조회 : 2121
제목  
 검정 고무신(ㅊ)

검정 고무신 / 임정수





요즘 티브이를 보면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검정 고무신을 자주 보게된다.
바쁠땐 아무런 의미도 모른채 대충 보아 넘기곤 하지만,
조금 한가할 때에는 검정 고무신을 보면서 어릴 적 추억 속으로 한없이 빠져들게 된다.

국민학교 아차, 지금은 초등학교로 바뀌었지...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적엔 운동화가 귀하고 비싼 탓에
다른 집에서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우리 부모님께선 고무신을 사주셨기에 고무신을 즐겨 신을 수 밖에 없었다.

때가 잘 탄다는 이유로 흰 고무신도 아니고 검정 고무신을 사주셨기에
늘 검정 고무신을 신고 다녀야했다.

어쩌다 흰 고무신을 신기라도 하면 때가 타질 않도록 조심하며
아껴 신을려고 애썼던 생각이 나곤한다.

흰 고무신은 계곡에서 돌덩어리를 들어가며 송사리나 피래미 등,
어린 물고기를 잡을 때가 제일 빛을 발했던 것 같다.

또한 봄, 가을엔 그런대로 신고 다니기에 편했어도
땀이 많이 차는 여름철엔 발바닥이 미끄러워 고무신이 헐겁게 벗겨지곤 했었다.

특히, 추운 겨울엔 발가락까지 꽁꽁 얼어서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어쩌다 얼어버린 고무신을 녹인답시고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신기 위해
고무신을 난로가에 놓아두었다가 잘못하여 태워먹기도 일쑤였다.

'고무신'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엿장수일 것이다.
그때는 박상(경상도 말로 팝콘?을 박상이라고 부른다.)과 엿이 어찌나 먹고 싶었던지
걸핏하면 멀쩡한 고무신을 가위로 잘라 엿이랑 바꾸어 먹기도 했었다.

어느 순간 철이 들면서 조용히 생각해보면,
친구들에게 기를 죽이지 않으시려고 없는 형편에도
흰고무신을 장만해 주시던 부모님의 심정도 헤아리질 못하고
철없이 굴었던 게 무척 후회가 되었다.

지금은 보기힘든 검정 고무신 대신에 흰 고무신을 자주 보게된다.
어릴 적 추억 때문만은 아니지만,
앞으론 흰 고무신을 즐겨신고 다닐 작정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흰 고무신이 신고 다니기에 편리할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흰고무신을 보면 자유로움일까...
그저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개성이 강하다고나할까...
남들처럼 옷이나 머리 스타일 등에 유행을 타질 않는 나로선
시원스럽고 자유로운 것을 좋아해 언제나 머리도 삭발한 채로 다닌다.

옷을 입어도 정장을 잘 차려입질 않는다.
그것은 순전히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기도 하여 그렇기도 하지만,
형식이나 격식 따위는 염두에 두질 않기 떄문이기도 하다.

집에선 평상복이요 외출할 땐 외출복, 작업할 땐 작업복이라도
남들 앞에 나설 땐 항상 땀내음이 나질 않도록 깨끗히 세탁하여 입으면 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유행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어린 조카들과 함께 검정 고무신을 보면서 큰소리로 함께 웃고 떠들며
어릴 적 추억 속으로 돌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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