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03/20, 조회 : 1738
제목  
 불륜을 꿈꾸며

불륜을 꿈꾸며 / 임정수




먼길을 달려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갔다.
고속도로가 오늘따라 왜다지도 밀리는지...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는 조급한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곳곳에 정체된 차량들로 인해 짜증만 더해가는 것이다.

몇시간을 달려 겨우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마침 그녀가 보였고 우린 함께 야외로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어디로 갈까?'
지리를 잘모르는 나로선 마땅히 갈 곳을 정하지 못하겠다.
그녀 역시 어디로 가자고 말을 하질 못한다.

차라리 그녀가 어디든 가자고 그러면 좋을텐데...

"아이들은?"
"응, 친정에..."
"어디로 갈까? 난 길을 잘 모르는데..."
"그냥..아무데나..."
한적하고 오붓한 곳을 찾다보니 보이는 것은 전부 모텔 뿐이다.

마음을 정한 내가 먼저 말했다.
'저리로 가자."
"....."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모텔을 가리켰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안으로 들어갔다.
키를 건네받아 지정해주는 방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꿈틀거리는 나의 이성은 정신을 차리질 못하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긴 입맞춤으로 따사로운 그녀의 체온을 느끼며
그녀를 방으로 이끌었다.

대낮이라 그런지 불을 켜지 않아도 실내가 환했다.
"너무 밝다..."
그러면서 그녀가 커텐을 친다.

침대에 걸터앉으며 티브이를 켤려고 했더니
그녀가 리모콘을 빼앗으며 말린다.
"왜?"
"싫어..."
"보고싶은데..."
"치..."
"그러면 자기나 감상해야겠다."

사실, 먼길을 달려왔고 또다시 먼길을 내려가야 하기에
함께있는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조금이라도 소중한 이 시간을 원없이 불태우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어쩌면 나보다도 그녀가 더 그것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를 껴안고 침대위로 쓰러졌다.
그녀는 이불을 끌어올렸다.
"왜?"
"그냥..."
"몰래 카메라로 찍히기라도 할까봐 그래?"
"으응.."

"보고싶었어, 미치도록 자기가 보고싶었어."
"치..."
"정말이야, 내가 자길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기도 잘알잖아."
"알기는 알지.."
"사랑해..."
"..."

"나는 참 나쁜 놈이지?"
"갑자기...왜?"
"내가 자기를 넘보다니...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쁜 놈이야."
"아니야. 내가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가 날 사랑하면 되는거잖아. 뭐가 문제야?"
"그래도...남의 둥지에 알을 낳으려는 뻐꾹이도 아니고..."
"그만해...그런 말...듣기 싫어."
"자꾸만 불륜을 꿈꿀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그렇다."
"꿈꿀려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잖아."
"하긴..."

그녀의 축 쳐진 뱃살을 어루만졌다.
"나도 그렇지만...자기도 보통이 아니네."
"뭐가?"
"뱃살말야."
"칫..."

"한번 더...할 수 있겠어?"
"응? 또?"
"..."
"잠깐만..남자는 금방 또 일어설려면 좀 기다려야 하잖아."

장시간 앉은채로 차를 몰았더니 생각처럼 몸이 말을 듣질 않는다.
"다음에는 기차를 타고 와야겠어."
"왜?"
"기차로 오면 시간도 절약되고... 몇시간을 운전해서 그런지 잘 안되잖아."
"...."
"자기가 한번 해봐"

그녀가 손을 뻗어 일으켜 세울려고 애를 쓴다.
"어때?"
"이젠 잘될 것 같아."
또다시 그녀를 안았다.

새벽부터 운전석에 앉아 오전내내 운전을 해서인지 컨디션이 별로였다.
왠지모르게 기분이 찝찝했다.
"미안해."
"뭐가, 괜찮아. 잘했는데 뭐.."
"다음엔 정말 잘할께."
"알았어."
"사랑해..."
"....."

우리의 달콤하고 짧은 밀회의 시간은 이렇게 막을 내려야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해갔지만
다음을 위해 더이상 미련을 둘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
나의 모든 것을 다바쳐도 조금도 후회되지 않을 사람...
사랑해...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662  나의 수면법 (2007년 겨울호 대한 문학 세계 수필 산책 코너)      임정수 2007/11/26 1979
661  섹스      임정수 2007/12/13 1991
660  첫눈에 반해버린 그녀      임정수 2007/12/17 1854
659  그녀가 남긴 그말 한마디      임정수 2007/12/18 1957
658  시발넘아      임정수 2007/12/19 2066
657  행복한 하루(2)      임정수 2007/12/20 1905
656  바닷가에서 한해를 정리하면서      임정수 2007/12/21 1948
655  잘가시오! 나의 정해(丁亥)씨!      임정수 2007/12/22 1935
654  석굴암 기도 중에      임정수 2007/12/23 2015
653  시골 인심(ㅊ)      임정수 2008/01/05 2191
652  매가패스로 바꾸려는 이유      임정수 2008/01/15 1852
651  자위 행위      임정수 2008/01/30 2035
650  알레르기 비염 (2)      임정수 2008/03/13 1951
649  지리산에서      임정수 2008/03/15 1769
648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임정수 2008/03/19 1918
 불륜을 꿈꾸며      임정수 2008/03/20 1738
646  이별 연습      임정수 2008/03/21 1727
645  우렁이 한마리 키워볼까? (ㅊ)      임정수 2008/03/22 2011
644  히라시와 임정수      임정수 2008/03/23 2339
643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임정수 2008/03/24 1875

 [1][2][3][4][5] 6 [7][8][9][10]..[39]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Old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