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19/12/24, 조회 : 97
제목  
 린다를 생각하며

올해 칠월에 잠시 베트남 호치민에 다녀왔다.

아주 중요한 일로 가게 되었는데
이왕이면 사람하나 살리는셈 치고

마흔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 장가를 보내려고 함께 갔었는데...

진작부터 그의 부모님이 주위에 아는 사람있으면
참한 아가씨 하나 소개해달라고 부탁을 했었기에

외국 여자라도 괜찮으면 소개를 해줄수 있다고 했더니
두사람만 좋으면 무조건 괜찮으니 꼭 좀 소개를 해달라고...

그래서 베트남에 가는김에 함께 동행하여
아가씨를 소개해주었다.

한국에 와서 조금 살다가 헤어지거나
아니면 다른 이유로 도망을 가버리는 사람보다는

확실히 믿을수 있고 내가 보증할수 있는 사람을 소개하게 되었는데...

내가 데리고간 노총각은 올해 마흔하나이고
상대방 아가씨는 스물하나이다.

아가씨의 엄마는 노총각하고 동갑인 마흔하나였지만
우리나라도 예전엔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외국으로 시집간 사람들이 많았던 때가 있었다.

가난하고 사는게 힘들어서 노총각하고 결혼하려고 하지...

형편이 괜찮으면 자기네 남자들도 많은데 하필이면 외국남자하고 결혼을 하려고 했을까...

나도 처음 만나보았지만 아가씨는 이쁘고 괜찮았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덧니가 있어서 그렇지만..

그런것은 한국에 와서도 교정을 하던지
발치를 해서 빼는 방법도 있으니 별로 문제될게 없었다.

하지만 노총각은 덧니가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이유로
기분이 좋지않은듯 했다.

마음 같아선 '나'라도 아가씨를 데리고 살았음 싶었지만
나는 불제자의 몸이라서...

아가씨의 엄마가 시골로 간다고해서
가기전에 한번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노총각은 호텔에서 자고 있는지 제멋대로 돌아다녔고
나는 가이드(?)와 함께 아가씨와 아가씨의 엄마를 만나

대형 마트의 유명한 음식점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도 만들며 음식을 대접했다.

그리고 차비에 보태쓰라며 미국 달러로 300달러를 쥐어 주었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한다.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일층으로 내려오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마침 지하에 마트가 있어서 커피를 사야된다고 하니 다들 따라나선다.

마트 입구에선 한명의 남자 직원이 여성들의 핸드백에 끈으로 조여서 묶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베트남엔 소매치기가 많아서 끈으로 묶질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묶어놓은 끈은 물품을 구입후 나갈때 계산대에서 또 풀어주는 직원이 별도로 있었다.

아가씨의 엄마가 시골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몇가지
고르도록해서 커피와 함께 계산했다.

앱으로 부른 택시에 태워보내며 아쉬움이 가득한
아가씨 엄마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니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베트남에 다녀온후로 노총각하곤 연락이 끊겼다.
아니, 내가 차단을 해버렸다.

아가씨와 아가씨의 엄마는 총각이 맘에 든다며
몇번이나 나에게 연락을 해왔지만
정작 당사자가 싫다고 그러니 어쩔도리가 없었다.

짧은 여행기간동안 여러가지로 신경을 쓰느라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두번다시는 중매를 하지않으리라 다짐하며 연락을 끊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얼마전에 서른살인 중국인 남자와 결혼했다.

그 중국인은 일찌기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홀로 살았는데
베트남에서 한달동안 아가씨의 집에서 머물며

아가씨의 엄마에게 집을 사주고 앞으로 혼자서 살수 있도록 우리나라 돈으로 계산하면 천백만원을 현금으로 주었다고 한다.

그남자는 중국의 광동성에 살기 때문에 거리가 너무 멀어서 한번 베트남을 방문하기가 힘든다고 한다.

뭐...살다보면 엄마가 보고싶어서 베트남에 방문을 할수도 있겠지만 당분간은 어렵다는 뜻이겠지...

우리나라에서도 전문적으로 소개를 해주는 중매 업체가 많지만 한번 소개를 받고 외국까지 나가면
비용이 몇천만원은 든다고 들었다.

그돈으로 차라리 아가씨의 친정에 집을 사주고
생활비도 주고 오면 친정도 살고 아가씨도 살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어차피 내가 베트남에 가는길에 비행기 운임도
내가 부담하고 호텔도 내돈을 들여서 예약했는데...

물론 아가씨와 아가씨의 엄마가 함께 묵는 호텔 객실도 내가 예약했었고...
이래저래 인연이 안되려다보니 어쩔수가 없는것 같다.

한마디로 '나'만 새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돈쓰고 인심쓰고 그저 멍청하게 행동한듯한 느낌...

그래도 이런저런 사람들도 만나고
인생 공부를 많이했으니 배운것이 많았고
그만큼 깨닳은 바가 크다.

요즈음 베트남에선 박항서 신드롬으로 축구 열기가 한창이다.

박항서 감독은 축구 지도자로써 승승장구하며
여러나라를 제패하였는데
나는 한방에 중국에 깨져버렸다.

하지만 아가씨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깨어지는 것도 나에겐 행복으로 다가오는것만 같다.

아가씨의 이름은 린다 이다.
귀엽고 이쁘고 깜찍한 소녀...

린다!
머나먼 중국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살아야해~~♡♡

짧은 만남, 짧은 인연이었지만
진심으로 린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22  관음사 일기 ㅡ 292      임정수 2019/10/29 179
21  관음사 일기 ㅡ 293      임정수 2019/11/09 166
20  관음사 일기 ㅡ 294      임정수 2019/11/17 154
19  관음사 일기 - 295      임정수 2019/11/19 153
18  먹거리      임정수 2019/11/30 120
17  관음사 일기 ㅡ 296      임정수 2019/12/24 94
 린다를 생각하며      임정수 2019/12/24 97
15  승용차 밧데리를 교환하고서      임정수 2019/12/24 108
14  관음사 일기 ㅡ 297      임정수 2019/12/27 90
13  관음사 일기 ㅡ 298      임정수 2019/12/27 93
12  좋은 년을 기원합니다.      임정수 2019/12/31 100
11  세상에서 가장 불친절한 직원      임정수 2020/02/09 67
10  관음사 일기 ㅡ 299      임정수 2020/08/10 41
9  관음사 일기 ㅡ 300      임정수 2020/08/10 32
 어머니! 내 어머니! <미완성>     임정수  2008/04/21 7
 고백(미완성)     임정수  2008/09/30 18
 우뜨넷 연장 (2021년 07월 03일 까지)     임정수  2014/07/24 17
 관음사 일기 - (설 세고...)     임정수  2016/10/21 4
 00년 정초 무사고 기도 안내     임정수  2016/10/21 8
 부산 시청 게시판에 올리려고 하다만 글     임정수  2016/12/05 8

 [1]..[31][32][33][34][35][36][37] 38 [39]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Old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