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7/05/31, 조회 : 2703
제목  
 잃어버린 내 청춘을 돌려다오.

잃어버린 내 청춘을 돌려다오. / 임정수



택시 기사였던 한 사람에 대한 실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때 당시에 오늘의 주인공인 택시 기사는 신혼 생활 중이었다.
나날이 깨가 쏟아지는 가운데 언제나 바르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어느날,
밤늦게 운행에서 돌아온 기사는 택시에서 내리다 보니
뒷좌석에 무언가 검은 물체가 놓여있는 것을 얼핏 보게 되었다.

무엇이 들었을지 궁금한 마음에 뒷문을 열었다.
두툼한 검은 보자기였다.
방금 전 어떤 남자가 들고 탔었는데 깜빡잊어버리고 챙기질 못한 것 같았다.
내용물이 궁금하여 보자기를 펼쳐 보니 하얀 마스크와 피묻은 부엌칼이 들어 있었다.
'연극을 하는 사람일까?'
조금 전에 태워다 준 곳이 대학가 근처였으므로 당연히 연극을 하는 사람이거나
그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 과제물로 챙기는 것인줄로만 알았다.

슬슬 장난기가 발동한 기사.
집앞에서 보자기 속의 하얀 마스크를 쓰곤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당신이에요?"
임신 5개월째인 그의 아내가 대문을 열고 나온다.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하얀 마스크의 사나이가 들이대는 부엌칼에서 비릿한 피내음이 풍겨나오자
그의 아내는 그자리에서 기절을 하고 말았다.

한참 만에 눈을 뜬 그의 아내는 말이 없었고,
기사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진땀을 빼야만 했다.
하지만, 기사가 잠이 든 사이에 그의 아내는 경찰에 신고를 하였고
그길로 기사는 긴급 체포가 되어 구속되었다.

바로 그날,
일가족 4명이 무참히 살해되었다는 기사가 티브이 뉴스를 통해 방영되었고
마침 그의 아내도 그 뉴스를 보았던 것이다.
밖에서 한 손님이라도 더 태우려는 그의 신경은 온통 사랑하는 아내와 운전에만 가있었고,
살인 사건의 소식을 알 수 없었던 그로선 그렇게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고 말았다.

이후,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잘 다니던 택시 회사에도 나가질 못하고
세상과는 안전히 단절된 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비참하게 목숨을 연명해야만 했다.

그가 구속된지 13년만에 그때의 진범이 붙잡혔고,
취조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자백 하였던 것이다.

그는 무죄로 판결을 받아 판사 앞에 섰다.
"당신은 무죄요, 그래, 할 말은 없소?"
그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울부짖으며 이렇게 말했다.

"잃어버린 내 청춘을 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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