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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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작성일 : 2007/05/29, 조회 : 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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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빛(眼光)으로 촛불을 켜다.

눈빛(眼光)으로 촛불을 켜다. / 임정수


때론 기(氣) 수련 중에 촛불을 켜기도 한다.
꼭 촛불을 켜놓고 수련을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정신 집중과 시력 향상을 위해 촛불을 응시하며 수련하곤 한다.

나의 시력은 좌 1.5, 우 2.0 이다.
안경은 전혀 필요치 않다.
운전 중에 착용하는 선글라스 조차도 걸리적 거릴 뿐이다.

오래 전 구타가 난무하던 현역 시절,
얼차려(기합)의 한 방법으로, 차렷 자세(부동 자세)로 눈을 깜박이지 못하게 하는 기합도 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마냥 싫었지만,
차츰 시일이 지날 수록 건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그 시절의 얼차려의 한 방법처럼 촛불을 켜놓고 집중적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만큼 정신 집중이 강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눈꺼풀을 깜박이지 않게 하기 위해 신경이 많이 쓰인다.
육신과 정신이 동시에 움직이니 머리가 맑아지는 것이다.
머리가 맑다는 것은 영(靈)이 맑아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 치매 예방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촛불을 오랫동안 보고 있으면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눈이 따가우니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이다.
눈물이 안구의 얇은 막을 계속해서 씻어주니 눈이 맑아지고 사물을 잘 볼 수가 있으니 시력또한 좋아진다.
그러다보면 눈동자가 초롱초롱하게 생기가 돌고 정기가 서리게 된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야수의 두눈이 시퍼렇게 번뜩이며 광채를 쏟아내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농가에서 키우는 소나 고양이의 두눈에서도 야광처럼 시퍼렇게 빛이 나온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목격하게 되거나 티브이나 영화에서도 간접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데,
지속적으로 촛불을 보고 또 보며 꾸준히 노력한다면,
가만히 앉아서 눈빛만으로도 사물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깊은 밤에 홀로 용맹정진을 하며 좌선을 하노라면,
주위의 사소한 움직임까지도 감지하게 된다.
때론 모기나 파리의 침 삼키는 소리마저도 크게 들리는 때가 있다.
이것은 우리가 두눈을 꼭 감고서 시력이 아닌 청각에 의지하여 정신을 집중하게 되면,
지극히 당연하리만치 청각이 발달하여 겪게되는 하나의 수행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청각이 아닌 시각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연마하다보면,
말그대로 안광(眼光)을 계발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안광(眼光)이 있다는 것은 영이 맑은 사람들에게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되듯
공부의 깊이를 짐작케 할 수도 있다.

단순히 눈에서 빛이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수행 하는 것은 아니다.
시력 향상이나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아니다.
보이는 부분 부분들이 아름다운 색채로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촛불을 켜는 것이다.
마음으로 보이는 세상이 더욱 밝은 빛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촛불을 켜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좌선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눈빛(眼光)으로 촛불을 켜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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