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10/07/30, 조회 : 1352
제목  
 원조 교제를 하던 여인

원조 교제를 하던 여인 / 임정수



언젠가 원조 교제를 하는 사람과 잠시 만났던 적이 있는데
그녀의 부모 또한 나를 좋게 보았고 항상 나를 부를 때 우리사위라고 불렀었다.

별로 간섭을 하고싶진 않았지만 원조 교제일을 그만 두면 안되겠느냐고 했더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드는 것이다.

그것은 싫다는 뜻이겠지...
내가 싫다는 건 아니고 원조 교제를 그만 둘 수 없다는 뜻이리라.

그녀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버지뻘 되는 이에게 거의 반강제적으로 자신의 성을 짓밟혔고
몇 달 동안 자신의 뱃속에서 꿈틀대던 생명을 지웠으니 충격도 심했으리라 믿는다.

(이건 그녀의 일기장을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일을 계기로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범했던 남자에게 찾아가
합의금 명목으로 거금 오백만원을 뜯어 내었고
그돈을 밑천삼아 가게를 꾸려 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부모로써 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불러놓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미 지난일을 들추어서 그녀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차마 따질 수가 없었다.

진정 그녀를 위한다면 모른척 넘어갈 수밖에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사람이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싫고 좋은 직업이 어디있겠는가.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다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만, 타인에 의해서 억지로 해야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싫든 좋든 자신이 선택하여 살아가는 경우도 있으니
굳이 좋고 나쁨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

또한 내가 만나고 사귀는 여인이 술집엘 다녔건 몸을 파는 창녀였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일 뿐
얼마남지 않은 미래에 까지 그것을 짊어지고 갈 필요는 뭐 있겠는가.

너무나 단순해서인진 몰라도...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이혼을 했건, 몸을 팔던 사람이었건
그것은 우리 사이에 아무런 장애가 되질 않는다고 본다.

그녀의 아픔은 나의 아픔...
아픔과 상처...
잊고 싶고 지우고 싶은 과거를 내가 다 안고 보듬으며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내곁에 없다.
내가 싫어서 떠난 것은 아니다.

저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
그녀또한 그녀만의 삶의 방식이 다르기에 나와는 맞출수가 없었던가 보다.

나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아랫도리만 잘 맞추면서 살아가면 될텐데...

"그 여인을 지금 만나게 되면 우짤건데?"

이미 이십년이 지난 과거의 여인이지만
지금이라도 만난다면 내마음은 예전에 그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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