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7/06/13, 조회 : 2463
제목  
 내 몸엔 당신의 피가 흐르고 있소.

내 몸엔 당신의 피가 흐르고 있소. / 임정수




더운 여름날의 날씨만큼이나 모기떼의 극성이 심한 날.
한적한 시골의 구멍 가게 앞 평상엔 주인인 듯한 남자가 신문을 보며 앉아있다.
끈적거리는 땀으로 얼룩진 온 몸에 모기떼가 달라붙자,
남자는 귀찮은 듯 짜증스런 표정으로 한 손을 내저으며 모기떼를 쫓는다.
금방 내쫓아도 도망가다가 왜 도망 중인지를 깜빡하고 다시 달라붙는 모기들 때문에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남자는 파리채를 가지고 와서 한마리씩 때려 잡기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그 많던 모기들이 남자가 휘두르는 파리채에 의해 하나 둘 운명을 달리 하였으며,
모기떼의 숫자가 줄어들자 남자는 희열의 전율이라도 느끼는 듯 가학의 미를 즐기는 것 같았다.
거의 다 잡았으리라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 보니,
한마리의 모기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게 아닌가.
후환을 없애기 위함인지 남자는 파리채를 휘두르며 악착같이 쫓아다녔고,
요리조리 피해다니던 모기는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이젠 도저히 피할 길이 없음을 직감하며,
비장한 각오로 남자를 향해 돌아서서 한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곤, 쫓아오는 남자를 향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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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내 몸엔 당신의 피가 흐르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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