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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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작성일 : 2014/05/24, 조회 : 1057
제목  
 관음사 일기 - 154

관음사 일기 - 154




사람은 사람답게 사는게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로부터 대우를 받고 싶을 땐
내가 먼저 모든 걸 다 버리고 상대방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최대한 자신을 낮추어야만 비로소 나도 대우를 받을 수가 있다.

그런데 나의 머릿속엔 온갖 잡념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똥만 가득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달도 차면 기울어지는데...
정작 우리는 보잘 것 없는 자신만의 그릇을 비우질 못해
아둥바둥거리며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던가.

하긴, 우리 뒷집에 사는 어떤 인간 하나는
사람이 되다가 말았는지...
이중 인격이다 못해 다중 인격자이지만...

잘나가다가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예.
내말좀 들어보이소.

울 뒷집에 사는 얼라같은 미친개이 하나가 있는데예...

글마 그거 나잇살은 처먹어 가지고
하는 행사는 영락없는 세살짜리 얼란기라예.

동네에서 제일 먼저 이사와서 제일 오래 살았고
나이도 처먹을만큼 처먹었다고 어른 대우는 받고 싶은 모양인데
하는 행사를 보면 정내미가 뚝 떨어질 정도로 싸가지가 없다 아입니꺼.

좀 더 자세히 말해보라고예.
알았심더...

글마 그거는 골목에서 제일 끝집이자 막다른 집에 살고 있거든예.
그란데 본인은 차를 울집 앞에 주차하면서
같은 골목에 사는 다른 사람들은 주차를 못하도록 하는기라예.

다른 사람들이 골목에다 주차를 해놓으면
주차하지 말라고 욕을 하고 지랄지랄 하면서
정작 본인은 골목을 전세라도 낸 것처럼 지마음대로 할라고 하거든예.

그런것은 아무것도 아입니더.

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비가 올때 그때만 골목에 물이 조금 튈 뿐인데도

울집에서 빗물이 골목으로 떨어진다고
옥상에 배수구 파이프를 땅바닥까지 새로 배관을 하라고 시비를 걸기에 새로 했다아입니꺼.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저거 차를 한번씩 주차할려고 하니까
배수구 파이프가 걸리적거린다고 트집이네예.

사실 골목땅은 골목으로 들어가는 양쪽 집에서 조금씩 양보하여
토지세를 내고 있기 때문에 울집앞 절반은 우리땅인기라예.

우리가 토지세를 다 내고 있는데...
저거는 한 치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거집 대문앞에 차를 주차할려고 거의 2미터 가량 돋았다 아입니꺼.

그바람에 비만 오면 빗물이 울집 대문안으로 다 들어오고예...

예?
우짜다 그래됐냐고예?

해마다 하수구 공사하느라 골목을 파헤치고...
어떤 집에 이사를 오면 올때마다 집수리 한다고 골목을 파헤치고...

또...
도시가스 공사를 한다고 파헤치고...

이래저래 파뒤비고 돋우고...
그러다보니 울집 대문밑 턱까지 돋우니까 결국은 빗물이 울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아입니꺼.

얼마 전에도 울집 대문 옆에 달아놓은 간판을 떼라고 시비를 걸기에
오지기 한바탕 했다아입니꺼.

미친 자슥이...
허구헌날 나이가 몇갠데...그러면서 은근히 어른 대접을 바라고 있지만

나이를 똥구녕으로 처먹었는지...
아직도 인간이 될려면 한참 멀었다 아입니꺼.

평소에 울집 앞을 지나다녀도 한번도 곱게 다닌 적이 없는기라예.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남이 조금만 잘되면 그저 배가 아파서 떼굴떼굴 뒹군다 아입니꺼.

글마 그거만 지나갔다 하면 옥상에서 내려오는 배수구 파이프가 성할 날이 없는기라예.

잠시 물건을 내리느라 주차한다고 문을 열면서 쥐어 박고...
아님, 아예 차로 들이 받아 버리던가...

일부러 발로 차지않고는 부러질리가 없는데
지가 따지고 덤벼들면 증거있냐? 증인 있냐고 하는데 참내...

어디 그것뿐인줄 압니꺼.
초하룻날만 되면 휴가라도 내고 쉬는건지...
울집 화장실 밖을 기웃거리는기라예.

변태라도 그런 변태는 또 없을낍니더.
보고싶으면 저거 마누라 볼일보는거나 옆에 앉아서 지켜보던지...

초하룻날 고귀한 법문을 하는 자리에서 근심을 풀땐 꼭 창문을 닫고 보세요
그러면서 신도들에게 일일이 말할 수도 없고...

하긴...
남의 떡이 더 크고 좋아보인다고...

솔직히 저거 마누라는 볼품이 없긴 없구만...ㅋㅋ

인물이 잘낫나?
그렇다고 키가 크고 몸매가 쭉 빠진 것도 아니고...

예?
골목 끝집이자 뒷집에 글마하고 마주보는 아저씨 니는 어떻냐고예?

대집이에다 나물하고 밥 넣어서 고추장에 참기름 조금 넣고
고상하면서 이쁘게 밥을 비비거나
대충대충 아무렇게나 비벼 먹는거 하고 어떻게 다르겠습니꺼?

콱~마...
차라리 그나물에 그밥이라고 해라고예?

크~정답입니더.
그말이 바로 정답인기라예.

됐다고...니똥 굵다고예...
허~참...니똥은 더 굵거든예...ㅎㅎㅎ

엥?
이게 아닌데...

우짜다가 옆길로 샜는지 모르겠다.
그냥...
비우자...

박박 긁어서 그릇 밑바닥에 구멍이 나도록 비우고 또 비우다 보면
뭔가 하나는 들어오겠지.

그러다보면 차고 넘치고...
또 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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