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9/04/17, 조회 : 1967
제목  
 내친구 태숙에게

내친구 태숙에게 / 임정수






"뭐해?"
"뭐하긴...너랑 통화하고 있지."
"하하하...그거말고 뭐했냐고?"
"아~ 전화받을려고 준비했지, 너한테서 전화가 걸려올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해, 뭐했어? 낮잠잤지?"
"응...그래도 니 꿈꿨다."
"치.."

"그새 내가 보고싶어서 전화한거야?"
"그래, 보고싶다, 보고싶어 미치겠어."
"하하하..."
"언제 한번 만나야지? 언제 만날까?"
"모르겠어, 요즘은 통 시간이 없으니까..."
"알았어, 다음에 시간되면 전화해."
"응..."

춘곤증을 못이겨 꾸벅꾸벅 졸다가
요란하게 울려대는 휴대폰의 벨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던 것이다.

가끔씩 내가 전화를 하기도 하지만
잊을만하면 전화를 해주는 친구가 있다.

굳이 성별을 따질 필요도 없겠지만
내겐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며 지내는
가장 소중하고 둘도없는 친구이다.

문득 그녀가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다.
"왠일이야? 전화도 다하고..."
"응..잘 지내지? 어디 아픈데는 없고?"
"응..나야 항상 잘 지내지."
"그래, 아픈데없이 잘 지낸다니 다행이다."

"언제 서울 올일 없니?"
"갈일이야 있지...이번달에..."
"응? 정말?"
"응..11일 토욜일에 갈 일이 있어."
"무슨 일이야? 이번에도 상받어?"
"아니, 모임이 있어서 가는거야?"

"무슨 모임?"
"응...내가 특공부대 출신이잖아.
이번에 특공 전우회 모임이 있거든."
"아...그거 가족 동반이야?"
"잘 몰라, 나도 이번 모임에 처음으로 가는거라서..."
"그럼, 올때 전화해, 잠깐이라도 만나서 얼굴이나 보자."

"응..근데, 올 수 있겠어?"
"안양에서 모임이 있다고 하던데..."
"안양? 그러면 갈 수 있겠다. 울 집에서 가깝거든."
"응..시간이 되면 나오고 안그럼 무리하게 나오려고 하진마."
"알았어, 일요일엔 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서울 가봐야 하니까
시간이 안되겠지만, 토요일이니까 잠깐 얼굴이라도 보면 되지."

"그래, 봐가면서 시간되면 신랑하고 같이 나와."
"항상 신랑하고 같이 나오래..ㅎㅎㅎ"
"다른 부부들이 손을 꼭잡고 함께 다니는걸 보니 보기가 좋더라구.
그래서 같이 나오라는거야."
"하하하..알았어. 꼭 같이 나갈께."

갑자기 25일로 일정이 변경되어 버렸다.
<일시 : 25일 토요일 오후 6시~ 26일 일요일 10까지
장소 : 안양 예술공원내>

이참에 춘천(공병여단)에서 근무할 때의 전우들도 만나기로 했다.
내가 25일에 안양으로 간다고 했더니
모임 날짜를 25일로 정해서 다같이 만나자고 한다.

그다지 군생활을 오래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여러 부대로 옮겨 다니며 전출을 다니다 보니
근무했던 부대가 몇 군데나 된다.

특공연대 하사관 전우회와
공병여단 하사관 전우회를 겹치기로 만나야 한다.
더군다나 내친구 태숙이가 나오기로 했는데...

아참, 최평균 작가님도 꼭 연락하라고 했으니
어쩌면 만나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몸은 하나고 만나야 할 사람들은 많고...
ㅎㅎㅎㅎㅎ
인복이 많아서 그런건가? ㅋㅋㅋ

오후 1시 KTX를 끊어서 가면
대충 저녁 시간대쯤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특공연대 하사관 전우회에 참석해서 인사를 나누고 하다보면
공병여단 하사관 전우회에도 가봐야 하고...

모임을 하는 장소에서 숙식까지 제공된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찜질방을 이용할까 한다.
그래야 피로도 풀겸 밤새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아무래도 태숙이에겐 다음에 만나자고 해야 할 것 같다.
마음같아선 찜질방에서 밤새 못다한 얘기를 나누자고 하고 싶지만
두군데의 모임에 바쁘게 뛰어 다녀야 하고...
태숙인 일요일에 교회엘 나가봐야 하니
내욕심만 내세우고 붙잡을 수도 없는 것이다.

지난 번처럼 대전으로 갈 기회가 있다거나
서울 부근으로 갈 기회가 있으면 그때에 만나도 되기 때문이다.

낯설고 서먹한 곳엘 가더라도
누군가 든든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으면
그렇게 미덥고 좋을 수가 없다.

2004년.
내가 시인으로 등단하여 문학상을 받을 때에
태숙이가 곁에 있어 주었다.

사실, 서울의 지리도 잘 모르는 나로선
오래 전에 복잡한 지하철에서 헤매고 고생한 경험이 있었기에
왠만해선 서울 나들이는 하질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마침, 태숙이가 함께 있어 주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그래, 괜히 나때문에 민폐를 끼칠수는 없지.
다음에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태숙아!
미안하다.
다음에는 꼭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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