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9/02/13, 조회 : 1797
제목  
 봄비 내리는 날에

봄비 내리는 날에 / 임정수






오랜 가뭄으로 땅이 갈라지고 농민들의 속도 타들어간다.
12년만의 최악의 가뭄이란다.

어젯밤까지만해도 환한 보름달을 바라보니
전혀 비가 올 것 같지 않았었는데,
새벽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제법 많은 비가 내린 듯 하다.

지금도 바람은 그치질 않고 내리는 비도 끊이질 않는다.
이,삼일만 더 일찍 내려주었더라면...
조용히 버스 떠난 정류장에서 멀어져가는 뒷꽁무니만 바라보는 것 같다.

온산을 화마로 뒤덮고도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던 화왕산 산불..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물이 가슴 속에 응어리진 수많은 번뇌의 덩어리들을
확트이듯 말끔히 씻겨주는 것 같아 시원하면서도
말로선 표현키 힘든 아픔들이 떠올라 쓰리기도 하다.

아마도 어젯밤 늦게까지 나를 환히 밝혀주던 보름달이
지금 내리는 이 봄비를 마중나갔었던가 보다.

가끔 바람에 몸을 내맡긴채 창가에 부딪히는 빗물이
'뚜두둑'거리는 작은 소리로 내게 말하는 것만 같다.

'무슨 말일까?'

가만히 귀를 기우려도 보이지 않는 그 목소리엔 알 수 없는 기운이 있어
자꾸만 그 생각으로 나를 붙들고 있다.

창문을 때리며 마당을 적시는 빗물엔 알 수 없는 서광이 서려있고
흐르는 빗물에 간절한 바램 하나 띄우며 소원을 빌었다.

나의 공부가 성공할 수 있기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도했다.

봄비...
힘없이 눈물 떨구는 너의 모습이 왠지모르게 측은하게만 느껴지는구나.

하지만,
오래지않아 너의 눈물 한방울이
소중한 새생명을 잉태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염원하며 너만을 믿는다.

공허한 내마음에도 새로운 인연의 싹을 틔울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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