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9/02/09, 조회 : 1813
제목  
 장미야! 우리 결혼하자!

장미야! 우리 결혼하자! / 임정수




나의 첫사랑은 같은 동네에서 살던 장미이다.
그녀의 본명은 ‘배경미’
집에서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부를 땐 ‘배장미’또는 ‘장미’라 불렀다.

우린 언제나 무엇이든 함께 하며 늘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니곤 했었다.
때때로 주위 사람들의 시기어린 시선을 의식하며 조심스레 만나기도 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나의 한결같은 꿈은
오로지 장미와 결혼 하는 게 유일한 희망이자 꿈이었다.

나는 틈만 나면 장미의 손을 꼭 맞잡고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장미야! 우리 꼭 결혼하자!”

어쩌다 짓궂은 동네 형님이라도 만나 나의 꿈이 뭐냐고 묻기라도 하는 때면
나는 자신감에 가득찬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장미랑 결혼 하는거요!”

정말이지 결혼만 하면 무엇이든 저절로 다 이루어질 것만 같았다.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아내에겐 자상한 남편으로
오직 가정에 충실한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뿐
보다 구체적인 계획 같은 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우리의 사랑에 걸림돌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돈’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게 돈이라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려니 돈이 절실히 필요했다.

흔히 행복은 돈으로 살 수도 없다고들 말하지만
현실적인 삶은 우리를 순순히 놓아주지 않음을 어렴풋이나마 깨닳게 되었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핑크빛 사랑 타령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전공을 살려 전기 기술 자격증도 취득하고
뜻하는 사업을 위해 일본으로 진출하여 조금은 성공하기도 했다.

첫사랑의 사랑을 간직한 채 방황한지도 벌써 수 십 년이 지났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흐르는 동안
나는 원점으로 돌아와 그날의 그 자리에 서 있지만
나의 장미는...

하지만 나는 안다.
비록 지난 시절로 되돌릴 순 없어도
그때의 식지 않은 사랑은 아직도 내 가슴에서 꿈틀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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