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8/12/17, 조회 : 1831
제목  
 당신은 천사입니다.(시나브로2)

당신은 천사입니다. / 임정수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어 먼저 말을 건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인내심과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욱 조심해야겠지만,
어쩌다 한,두번 마주친 사람일지라도 상대가 거부감을 가진다거나
경계심을 갖도록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여느때와는 달리 오늘따라 더욱 예쁘게 치장한 그사람을 만났다.
어느 미장원에서 머리를 한 것인지,
누가 봐주기라도 바라는 마음에 저토록 이쁘게 꾸몄는지...
정말이지 꼭 껴안고 한없이 키스라도 해주고픈 사람이기에
오늘만큼은 반드시 작업에 성공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어떻게 말을 할까?
무슨 말을 어떤 식으로 건네면 그녀가 넘어올까?
매사에 계산적이기 보다는 충동적이며 즉흥적으로 일단 부딪혀보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갑작스레 결정해야 할 일이기에 앞뒤 잴 여유가 없었다.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저...실례가 되는 말인지는 몰라도...꼭 하고픈 말이 있어서요."
"네?"
"이 말 만큼은 꼭 하고싶은데...그렇다고 오해는 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무슨 말인데요?"
"다름이 아니고요..."
"....."

조금은 뜸을 들였다.
그래야 그녀가 나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생각을 할 것이며
내말에 집중하여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실례가 되는 말인지는 몰라도요...
매일 아침마다 하늘에서 떨어질려면 조금 아프시겠습니다."
"네?"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놀란 모습을 한 그녀를 보면서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제가 꼭 실수를 하는 것 같습니다만, 미인들을 보면 천사로만 보여서요...."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내말에 귀를 기울이던 그녀가 큰 소리로 웃었다.
"호호호..."
"제가 실수를 한건 아니겠지요?"
"네, 전혀 실수를 하신게 아닌 것 같네요."
"그렇지요?"
"하하하..."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네? 어떤..."
"매일 아침마다 하늘에서 떨어지면 얼마나 아플까?
그리고, 하늘엔 잘 올라가셨는지가 무척 궁금하거든요."
"네..."

"전화번호라도 알고있음 잘 올라가셨는지 확인도 해보고
하늘과 이곳의 통화는 잘되는지 알 수도 있을텐데...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고요, 그냥...궁금해서 그럽니다."
"....."

분명 내가 자기에게 작업을 걸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있다는 표정인데
여자의 마음은 겉으로 봐선 알 수가 없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용기를 내었는데 물러설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어떻게 핸드폰 번호라도 알려주실 수 있으시면 가끔가다 안부 전화라도 하고
통화가 잘되는지 확인도 해 볼 수 있을텐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그게..."
"망설일게 뭐있어요, 제 폰에다 슬쩍 번호를 입력해주시면 제가 나중에 확인을 해보면 되죠."
그러면서 핸드폰을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얼떨결에 받아든 그녀가 아무 생각없이 번호를 누르는 것 같았다.
'이왕이면 정확한 번호인지 확인을 해봐야지'
통화 버튼을 눌러서 전화를 걸었다.
그녀에게서 휴대폰의 벨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리로 울려퍼지고 있었다.
역시 그녀의 번호임에는 틀림없었다.

"잘되는군요. 나중에 봐가면서 하늘로 잘 올라 가셨는지 확인해볼께요."
이번엔 조용히 미소 지으며 웃는다.
언제나 예쁜 그녀이지만 지금 이순간은 세상 무엇보다도 더 예쁘고 아름답다.
부디 오늘의 이 작업이 성공된 작업이기를 마음 속으로 빌고 또 빌어본다.

예전의 실력이 아직도 녹슬지 않아서인지
그녀에게서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기까지는 채 십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길어야 5 분에서 6분 정도 걸렸을거라 짐작해본다.

차에 올라앉아 시동을 켠채 자꾸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만 큰소리로 웃고 말았다.
"하하하하..."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도 이 웃음은 성공적인 작업을 자축하는 웃음일 것이다.
서서히 출발하며 핸들을 돌리는데 건너편 차안에서 그녀가 운전대를 잡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게 아닌가.

순간, 부끄러웠지만 기분은 무척 좋았다
손을 들어 흔들었더니 웃으며 고개를 돌린다.

이제 연락하는 길만이 남았다.
지금 당장 연락할까?
아님, 이틀 쯤 후에 연락할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데 이,삼일 정도 지나서 연락할까?
너무 오래 시간을 끌면 그사이에 그녀가 번호를 바꾸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들었다.
그래, 이따가 오후 늦게쯤 연락을 해보는거다.

이토록 작업에 성공하는 날만을 꿈꾸어 왔는데 드디어 성공 한 것이다.
이렇게 기분이 좋기는 난생 처음이다.
이런 기분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데 그녀도 이런 내맘을 알기나 할까?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여!
당신은 정녕 천사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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