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14/10/01, 조회 : 1062
제목  
 하이고야~

하이고야~ / 임정수





올해처럼 유난히도 비가 잦았던 해는 없었을 것이다.

장마초기엔 마른 장마라고 그렇게나 떠들어 댔었는데...
막상 장마가 들고보니 그것도 끝날 무렵에서야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인지

한참을 곡하며 울어대던 여인네가
도대체 누가 죽었는지 본인이 뭣 때문에 울었는지도 잊은체
그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는 격으로 그렇게나 펑펑 울어댔었는데...

그나저나 절간엔 문턱이 닳도록 신도며 불자들이 끊임없이 들락거려야
절다운 절이라고 어디 가서 큰소리 한번 내보기도 할건데...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억수로 쏟아져도
니야 오던지 말던지 하면서 두팔을, 아니지..두발을 걷어 올리고
빗속을 절벅거리며 초하루 불공에 꼭... 반드시...
무조건 참석하여야 한다며 지극정성으로 동참하시는 우리 신도님들...

.평소 신도 관리는 뒷전이고 엉뚱한 짓 허튼 수작으로
작업에만 열을 올리던 노망난 그...뭐시기 스님은 지금쯤 배가 아파 떼굴떼굴 뒹굴고 있으려나...

자고로 절엔 신도가 재산이고 밑천인데
신도 관리를 잘해야 절도 살아남고 스님도 배곯지 않고 버텨나갈 수 있는데
에휴~ 긴말 하면 내 입만 아프지...

그런데 요즘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손님들...
뭔가 궁금한게 있어서 정식으로 친견하러 오는 사람들이야 뭐라할까마는,

절에 신도도 늘고 영험하다고 소문이 자자해서 도량에 돈이 쌓인다는 소문을 들어서 그런지
절간을 기웃거리며 노자돈이나 얻어가는 사람들을 일부러 보내는 심보는 뭐란 말인가.

나도 처음엔 얼마나 궁핍했으면 찾아올까 싶어 기본적으로 3만원씩을 줬었는데...
밖에서 기다리며 교대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져서
2만원도 줬다가 만원을 주기도 하고...

쌀과 과일을 주기도 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심리 파악을 끝내고 보니
이런...정작 보내는 사람은 따로 있었네...

이젠 나도 요령이랄까...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천원짜리 석장을 따로 놔뒀다가 주기도 하는데
하루에 세사람 이상이면 더는 안준다.

'저...노자돈이 급해서...'
"아...좀 전에도 누가 다녀갔는데 오늘만 벌써 다섯번쨉니더.'
ㅋㅋㅋ

니 그라나 내 그라나 그기 그거고 셈셈 아이겠나.
잘 모르겠다고예?

또이또이라고...
아직도 이해가 안갑니꺼?

지 고향 대구에 가면 이런 말이 있습니더.
'니 그카이 내 그카지 니 안그카먼 내 그카나?'
(니가 그러니 내가 그러지 니가 안그러면 내가 그러겠나?)

정말 돈이 아쉽고 형편이 어려워 찾아오는 순수한 사람이라면
누가 뭐라 하겠습니꺼.

일부러 계획적으로 돈을 우려낼 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하나도 안 반가운기라예.

그런데 누군가가 현관 앞에서 노크를 한다.
'똑 똑...'

"누군교?"
"저...지나가다 여비가 떨어져서..."

"오늘따라 여비가 떨어져서 오는 사람들이 좀 많긴 많네예...
좀 전에도 누가 왔다 갔거던예."
"아...좀 전에 왔던 사람하고는 잘 모릅니더."

'하이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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