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14/09/14, 조회 : 1247
제목  
 복어국

복어국 / 임정수






올여름엔 유난히도 비가 잦아 반찬걱정에 신경이 쓰였었는데
의외로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반찬거리가 추진되어 왔다.

그것은 다름아닌 주위에 텃밭을 일구며 간간히 채소를 가져다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다.

특히 우리 신도님들 중에 부지런하고 손맛이 깔끔하신 분이 계시는데
내가 좋아하는 오이 피클을 김치 냉장고용 용기로 두어통씩 담가서 챙겨 주셨다.

그것도 다 먹어갈만하면 금새 또 담가서 가져다 주시고...

당귀도 장아찌로 담아서 가져다 주시고
콩잎아리며 상추, 오이, 가지...고구마 줄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없이 농사를 지어서 다 챙겨 주시는 덕분에 여름내내 반찬걱정없이 보낼 수 있었다.

이제 추석도 지나고 보니 마땅히 먹을만한게 없어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다.

냉동실을 뒤져서 하나하나 꺼내어 정리하면서 한쪽에 고이 들어앉아있는 전복이며 소라를 찾아
없는 재료에 있는 실력으로 전복죽을 쑤어 먹었더니 과연 맛이 살아서 꿈틀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어도 2, 3일 계속해서 먹으면 질리게 마련...
이번엔 복어를 찾아서 꺼내었다.

투잡으로 아르바이트를 겸하다보니 바닷고기며 해산물을 자주 대하게 되는데
살아있는 걸 한마리씩 챙겨다 내가 직접 장만하여 냉동고에 넣어둔 것이다.

내가 직접 장만한 복어라지만 솔직히 먹을 용기도 자신도 없어서
주위에 아는 분들께 이야길 했더니 가져오라고 하여 그동안은 여기 저기에 인심을 쓰고 말았는데

오늘은 한번 먹어보기로 하고 각종 재료를 준비해서 복어국을 끓였다.
무우와 미나리, 콩나물, 팽이버섯을 넣고 끓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어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다음번엔 미나리는 넣지말아야겠다.
먹기 전에 식초도 한방울 떨어뜨려 봤는데 그것도 다음번엔 빼야지...

죽으면 한 번 죽지 두번 죽겠냐 싶어 땀을 흘려가며 먹었더니
역시나 시원한게 국물맛이 끝내준다.

여름내내 땀을 흘리며 쇠약해진 몸이라 몸도 마음도 비실비실(?) 했는데
시원한 복어국을 두어그릇 비우고나니 두눈이 번쩍 뜨이고 기운이 솟아나는게
확실히 복어국이 좋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앞으로도 복어를 많이 챙겨서 냉동고에 따로 보관해야겠다.

그런데 한가지 고민이 있다.
별로 힘쓸 곳도 없는데 복어를 먹고 기운이 팍 팍 솟아나면 우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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