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11/06/14, 조회 : 1532
제목  
  조까튼 세상

조까튼 세상 / 임정수




동사무소앞 사거리를 걸어가는데 초등학교 6학년쯤됨직하거나
아님, 이제 갓 중학교에 입학했음직한 딸아가 불러세운다.

"아저씨! 미안하지만 불있음 좀..."
그러면서 담배를 입에 물곤 불을 붙여달라는 시늉을 하는 것이다.

'허~참...'
아무리 세상말세라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한마디 안할수가 없었다.

"야이~가시나야...몇살이나 처묵었노?"
"예...?"

불이 없음말던지, 불을 붙여주기싫음 그냥 갈 것이지 별인간 다보겠다는 듯
아니꼽고 더럽다는 표정으로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아자씨...그냥 가던길이나 쪽~바로 가소."

이거참...
한대 쥐어박을 수도 없고...
그냥 가자니 주먹이 운다 울어...

나도 중학교 다닐적엔 담배를 피웠었다.
하지만 산속에서 친구들과 피웠거나 몰래 숨어서 피웠던게 고작인데,
요즘 애들은 부끄럽거나 어른이 보면 감출줄도 모르고 보란듯이 온갖 폼을 다 재어가면서 피워대는 것이다.

그 딸아 갈려면 그냥 갈 것이지 또 한마디 하면서 간다.
"씨발넘 지랄하고 자빠졌네.."

"뭐라고? 이 가시나가..."
딸아는 힐끗 돌아보더니 그대로 가버린다.

'에휴...내가 참고 말지..세상이 썪은걸 남을 탓해서 뭐하랴.'

철없는 얼라를 데리고 입씨름 하자니 내가 쪽팔리고
그렇다고 한대 쥐어 박자니 이건 명백한 폭행이 될 것이니 그럴 수도 없다.

요즘은 손이라도 잘못 잡아 신체적인 접촉에 있어서 상대방이 불쾌했다면
엄연히 성폭행이나 성추행범으로도 몰리는 수가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래, 말년에 조심해야지.
재수가 없으려면 아무것도 아닌일로 혼자서 덤탱이를 쓰는 수가 있으니 조심하자.'

계속 가던길을 가려고 한걸음을 내딛이는데
언제부터 보고있었는지 파출소 직원이 한마디 거들며 다가온다.

"잘 참았습니더, 저런것들은 보고도 못본척해야지...
괜히 말한마디 잘못했다간 오히려 덮어쓰는 수가 있거든요."
"예, 맞습니더, 세상 참 말세네예."

길을 가다보면 연령대 또한 낮으면서 밤낮이 따로없이 붙어서 히히덕 거리는 걸 흔하게 볼 수 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시뻘건 대낮에 길거리 한복판에서 서로 껴안고 뽀뽀하고...

언젠가 지하철구내에서 연로하신 노인분이 고등학생이 담배를 피우는걸 보고 한마디 했다가
그넘들에게 뺨을 맞고 봉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밤 뉴스를 통해서 듣곤 무척 씁쓸했었는데...
이젠 길가다 아 새끼들이 더러운 짓거리를 해도 누구 하나 나서서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시험 문제를 풀다가도 정답이 하나여야 제대로 된 답일텐데,
만약 정답이 두세개쯤 된다면 정말 답~답~할 노릇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해일에다 지진으로 세상이 어수선하고 너도 나도 핵을 보유코자 헥헥거리는 세상이니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 아이들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마냥 껴안고 헥헥거리는 더러운 세상이다.

다들 먹고살기 바쁜 세상이라 집에서 가정교육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어 학교를 보내고,
학교에서 사회생활이며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도리를 보고 배우는 것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배우질 못하고 하는 짓거리란 분명 후진국 수준인데
말로만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자부하는 꼴을보니 과연 삼류 인생에 있어선 세계에서 제일일거라 인정하는 바이다.

언제쯤 올바른 선진국민으로서 자리를 잡을까...
정말 조까튼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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