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5/04/16, 조회 : 2079
제목  
 10 센티

10 센티 / 임 정 수

평생을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노모가 있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금지옥엽으로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온갖 정성을 다해 키웠다.
어느덧 아들이 성인이 되어 결혼시켜 며느리를 보게 되었고 노모는 아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며느리는 친정어머니처럼 노모를 대하고 공경하며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그러던 어느 날, 밥상에 고등어자반이 올랐고 노모는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에
“많이들 먹어, 나는 대가리가 더 좋아”하면서 자신은 고등어 대가리를 핥아먹었다.
“우리 어머니는 옛날부터 생선 대가리를 좋아하셔” 그러면서 아들은 며느리에게 말하였다.
며느리는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그러려니 생각하며 맛있게 밥을 먹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오로지 자식 하나만을 위해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 살아온 노모로선
“내가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하면서 마음속으로 무척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느 화창한 날, 모처럼 노모는 이웃 친구들과 함께 소풍을 가게 되었다.
각자 도시락을 준비해서 가기로 했는데, 노모는 며느리가 준비해준 도시락을 들고 나갔다.
점심때가 되어 모두들 둘러앉아 도시락을 꺼내면서 이번에 며느리를 보았으니
분명 맛있는 반찬을 준비했을 것이라고 한마디씩 하는 것이었다.
무슨 반찬일 까?
잔뜩 기대를 하며 도시락에 시선이 집중되었는데, 뚜껑을 여는 순간 노모는 기절하고 말았다.
평소 자식을 생각하느라 고기 한점이라도 자식에게 더 먹이려고
자신은 생선 대가리를 핥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는데,
며느리는 시 어머님이 생선 대가리를 무척 좋아하시는 것 같아 이 참에 많이 잡수시라고
고등어 대가리만 수북이 준비했던 것이다.
어찌나 기가차고 어이가 없던지 말문이 막혀 그날부터는 주는 밥이나 먹고 말문을 닫아버리고 말았다.
소풍을 다녀 온 날 저녁부터 시어머님이 말씀도 안하시고 며느리를 대하는 태도가 전과는 달라서
‘도대체 왜 저러실까?’ 생각하면서, 며느리는 나름대로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시어머님을 즐겁게 해드릴까 생각하던 며느리,
요리하는 방법을 물어보면서 말을 걸어보기로 작정하고 대파를 가져와 쓸면서
“어머니, 파는 몇 센티로 쓸까요?” 하니 소풍에서 망신당하고 돌아온 생각에
울화가 치밀어서 시어머님 하시는 말씀,

“니기미
.
.
.
.
.
.
10 센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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