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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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작성일 : 2004/09/21, 조회 : 2462
제목  
  누나! 사랑해요.

누나! 사랑해요. / 임 정 수


나에게는 춘천에 사시는 누님이 한분 계신다.
내가 춘천에서 근무시 우연히 알게되어 의남매를 맺은 누님이시다.
평소에 자주 만나던터라 꼭 친누나처럼 잘 해 주셨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누나도 날 친동생처럼 여기고 끔찍이 아껴주셨다.
내가 누나를 힘들게 하거나 나로인해 말썽이 생겨도 단 한번도 화를 내시거나 야단을 치신 적이 없다.
내가 지금보다 철이 덜 들어 버릇없이 행동하거나 어리광을 부려도 누나는 항상 내 편이셨고
내가 기분이 안좋거나 울적할 때면 날 위해 무척이나 애쓰셨다.
내가 근무지를 옮겨 다른 곳으로 전출을 갈 때에도 누나는 내 곁에서 힘이 되어 주셨고 끝까지 지켜 봐 주셨다.
누나와 함께 지낸 4년의 세월동안 누나에게 아무것도 해 드린 것 없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다시 만날 아무런 기약도, 말도 없이 훌쩍 떠나온지도 어느덧 십여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몇차례 전화를 했었지만 누나가 이사를 옮겨다닌 때문인지 제대로 연결이 안되었었다.
언젠가 한번은 우연히 통화가 되어 누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누나가 그렇게 많이 우셨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조만간에 찾아뵙겠노라 약속을 하고서도 가보질 못한게 벌써 십여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누나가 그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으면 좋으련만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세월이기에
지금쯤 많이 변모해 있으리라 생각이든다.
누나와의 지난 세월의 흔적이 담긴 추억을 헤집어 본다.
부지런히 사진이라도 찍어 두었더라면 이럴 때 끄내어보면 좋으련만 사진은 한 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
나이 만큼이나 외로움을 잘 타는 누나는 항상 내가 곁에 있어서 든든하고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었다.
주말이면 함께 가까운 유원지로 놀러도 다니고 많은 시간을 둘이서 보내곤 했었기에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누나가 생각나곤 한다.
언제나 누나를 생각할 때마다 누나와 같이 있어 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평소에 전화 한 통화라도 못해 드린 것이 죄송스럽다.
요즘들어 누나를 생각하는 일이 더 잦아졌다.
하지만 그리운 마음 만큼이나 어떻게 연락을 취해 볼 길이 없어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말이지 우린 친 남매보다 더 잘 지냈었다.
어쩌다 술 자리에서 취한 몸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허리를 꼭 껴안으며 살며시 뺨에 뽀뽀를 해주던 때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때면 그날의 촉촉한 입술, 따사로운 감촉이 아직도 꿈틀거리듯 생생히 전해져 오는듯한 착각이 든다.
누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그저 받기만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동안 꼭 찾아뵙겠다고 수없이 다짐 했었지만 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누나의 헌신적인 사랑에 백분의 일, 아니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을 해 드리지 못했다.
누나를 만나면 그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오랜 세월의 공간을 밤이 새도록 이야기 해야겠다.
내가 춘천에 있을 땐 먹고싶은게 뭐냐며 누나가 날 위해서 뭐든 만들어 주셨고 그때의 그 맛은 아직도 잊지를 못하고 있다.
별로 잘난 구석이 없는 나에게 뭐든 먹고싶다면 조금도 싫은 내색 없이 바로 만들어 주시고 내가 원하는건 다 들어주셨다.
갑자기 누나의 말씀이 생각난다.
"사랑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랑을 잘 표현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하는 것은 말을 하지 않아도 다들 잘 하고들 있다.
그러나 그 사랑을 표현하는데에는 인색하기에 마음만 앞설뿐 실천은 어렵다.
나는 지금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말 뿐인 사랑이 아닌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사랑의 표현을 위해 노력한다.
내가 온전한 사랑을 보다 확실히 깨닳는 날, 그날은 누나의 사랑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고속도로도 잘 뚫려 춘천까지 몇시간 걸리지도 않으니 올 여름이 다가기전 꼭 한번 찾아 뵈어야겠다.
앞으론 진심으로 누나의 동생 노릇을 제대로 해야겠다.
이 밤이 다 가기전에 이 한마디를 전해 드리고 싶다.
"누나, 사랑해요. 앞으로는 누나를 섭섭하게 해 드리지 않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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