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4/09/09, 조회 : 1825
제목  
 하면 된다

하면 된다 / 임 정 수

자욱했던 안개가 말끔히 씻기 우면서 전형적인 가을날의 멋을 만끽했던 그 날,
마치 우리의 승리를 점치는 양 태양은 한껏 솟아올랐고 길가의 가로수마저 미소를
띠는 듯했다.
간단한 행사에 이어 곧 축구 경기에 들어갔다.
우리의 첫 상대는 작년 연대 체육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는 대대였다.
종합 우승을 했다는 명성만큼이나 경기 시작 전부터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하면 된다, 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신조로
한번 일기 시작한 불같은 투지의 의욕으로 상대가 누구든, 경기 종목이 무엇이든 간에
승승장구, 연전연승의 가도를 달렸다.
평소에 남 못지 않게 운동을 한다고 자부하던 나였지만, 가끔은 솜씨가 서툴러
실수를 많이 하기도 했었다.
우연히 내 앞으로 날아온 공을 세게 걷어찬다는 것이 골대를 맞혀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오던 공은 운 좋게도 나를 견제하기 위해 달려오던
상대팀 선수의 머리에 맞으면서 순간적으로 골라인 깊숙이 들어가 버렸다.
"이기 미쳤나? 이쁜 독신녀라도 보고 꼬실려고 나오다 도로 들어갔나?"
모두들 한 골을 넣어 기분들이 좋았지만, 나의 이 한마디에 배를 잡고 뒹구는
이들도 있었다.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우리 대대는 모두 한자리에 모여 "승리와는 상관없이
사나이답게 깨끗한 플레이로 상대의 모범이 되어보자"고 결의했었다.
이렇듯 똘똘 뭉쳐 열과 성을 다한 경기결과 전 종목 입상에 종합 우승이라는
가슴 뿌듯한 기쁨을 안게 되었다.
내가 특공 부대에서 생활을 하는 가운데 가장 기쁜 날 중의 하루가 아니었나싶다.
하면 된다는 교훈을 남긴 연대 체육 대회를 마치고도 이십 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그때 그 순간이 눈앞에 선하며, 우리의 밝은 미래상에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끼며
다시 한번 그 날을 회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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