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산문

이름  
  임정수(작성일 : 2005/01/24, 조회 : 1812
제목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임정수




공부는 죽어 라고 하면 됩니다.
평소 공부를 하다 별로 진전이 없어 식음을 전폐하고 죽어 라고 공부를 하다보면 정말 죽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완전히 죽을 때까지 (죽어 라고) 공부를 하라는 게 아닙니다.
물론, 저 역시 눈을 감고 숨을 안 쉴 때 까진 공부를 중도 하차하거나
게을리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요즘 백척간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직 죽어보지 않아서 죽음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그러나 공부에 대해서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백척간두>라 생각합니다.
백 척이나 되는 절벽에서 뛰어 내려봐야 죽음이 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백척간두에서 뛰어 내렸을 때 그 다음에 대해서 얘기를 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뛰어내리진 않습니다.

그렇듯 공부를 함에 있어서 목숨을 걸고 죽어 라고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한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한번 쯤은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정말로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 갈 수 있을까요?
아직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생각하는 마음의 차이 이니까요.

맥주 잔에다 맥주를 따랐는데 맥주가 반 컵이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에게...반 컵 밖에 안 돼 잖아" 그러겠지만,
다른 사람은 "우와, 그래도 반 컵이나 되는구나"

이렇듯 생각하는 차원에 따라 저마다의 생각이나 마음이 달라지고
나중엔 지식과 우주를 담을 수 있는 자신의 그릇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업을 닦는다고 그러죠.
천주교나 기독교에선 열심히 기도를 하며 자신들의 업을 닦고,
불교에선 백팔배니 삼천배니 해서 관세음 보살을 외치고 업을 닦습니다.

그러나 업을 닦은 후에 남은 것은 무엇이며 업을 닦은 결과가 무엇입니까?
업을 닦는다는 것은 얼마만큼 깨닳음을 얻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파를 까면서 유심히 살펴보면 한 껍질 한 껍질을 벗길 때마다
업을 닦는다고 볼 수가 있는데,
나중에 그걸 다 벗기고 나면 결국엔 남는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눈으로 껍질을 벗기고 확인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러한 과정에서 얼마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아를 발견하고
깨우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목욕을 하러 목욕탕에 간 사람이 자신의 때를 밀고 깨끗이 씻었는데도
기분이 찜찜하고 마음이 무거운 것은 자신의 때가 많든, 적든
몸의 때를 닦고 나서 마음의 때도 말끔히 씻어 버려야 하는데,
육신의 때는 씻었지만 정신의 때를 벗어 던지지 못하면
진정한 목욕을 했다고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리듯 무엇을 쌓아 올리는 게 공부가 아닙니다.
때론 마음의 무거운 짐을 비워 나가는 것도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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