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방 입니다 ..

방음이 잘 안되어서

방음이 잘 안되어서 / 임정수




기초생활 수급자로서 혜택을 받으며 영구 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는 K씨의 아파트에 간적이 있다.
혼자 사는 아파트라 그렇게 큰 평수는 아니어도 방이 두칸이라 하룻밤 놀다 자고 온 적이 있는데,
K씨가 자넨 독신이니 이방이 필요하겠다며 내겐 큰방을 내어주고 자신은 작은방으로 가서 자는 것이다.

그동안 잠을 설쳤더니 모처럼 편안하게 푹 자고 싶다면서
방으로 들어간지 30분도 채 안되어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방문을 닫아도 방음처리가 잘 안되어 코를 고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K씨가 그동안 잠을 설쳤던 이유에 대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방음 처리가 잘 안된 탓에 윗집과 옆집의 소리가 다 들리는 때문이었다.

윗집엔 신혼부부가 두달전에 이사를 왔는데 하루도 안그르고 떡방아를 찧어 대어서...
침대의 스프링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가느다란 신음소리에 잠을 설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바로 옆집의 구조 또한 큰방이 K씨의 큰방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어서인지
침대의 스프링 소리와 함께 쿵더쿵 방아찧는 소리...여자의 신음소리까지 화음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홀로 사는 K씨에겐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처음엔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은근히 그소릴 듣는걸 즐겼겠지만,
차츰 시간이 흐를 수록 잠을 설쳐야 하는 그로선 고역이다 못해 고문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좀 더 자세히 듣고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욕실로 들어갔더니 역시나...
욕실에선 윗층과 옆집의 소리가 더욱 크게 잘 들리는 것이다.

특히, 바로 옆집에는 벽돌 한장 사이라서 질퍽거리며 살부딪히는 소리와
여자의 숨넘어 갈듯이 절정에 이르는 별별소리까지 다 들리는 것이다.

여자가 얼마나 예뻤으면 저렇게도 사랑을 받을까싶어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나 역시 처음 얼마간은 변태적 욕구에 의해 온갖 상상을 다하며 듣는 걸 즐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보면 쉽게 싫증을 내고 말것이 분명했다.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서로 좋아서 하는 짓인데...
또한 부부간의 밤일을 어찌 뭐라고 할 수 있으랴...
그냥...그러려니 하면서 웃고 넘기면 그만인 것을...ㅎㅎㅎ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그칠줄 모르고 열심히 펌프질을 해대며 방아를 찧는 두집 보다도
내가 먼저 허무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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