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 향기 / 임정수



더덕 향기 글 / 임정수 조용한 산 속에 소리 없는 하루가 저물어 가고 밤을 휘감듯 몰고 오는 더덕 향 깊은 움직임 속에 뇌리 가득 파고드는 영험한 신령의 기운이 산만한 영혼을 흔들어 줄 바람도 없이 은은히 이어지는 빛깔과 잔잔히 가라앉은 줄기를 더듬으며 아득한 골짜기 저 멀리로 사라져간다

 

      프로필 임정수 (林正洙) - 시인 / 수필가 / 관음사 주지 * 출생 : 대구 * 종교 : 불교(혜문-慧門 : 87년도 경기도 5군단 105 통신단에서 수계를 받을 때의 법명) 2010년 07월 05일 은사 스님으로부터 청암(淸岩)이란 계를 받음 * 닉네임 : 히라시(hirashi) * 재산 목록 1호 : 고구마 1가마, 감자 2개 * 취미 : 낚시, 그림, 우표수집, 주화수집, 지폐수집, 복권수집, 요리, 등산, 테니스, 건강주(술)담기, 영화감상, 독서 * 운동 : 태권도, 특공 무술, 단전 호흡, 기(氣) 수련중, * 좌우명 : 차카게 살자( 착하게 살자 ) * 장점 : 착하고 순진하고 천진난만하면서도 한점 티없이 맑고 푸른 마음씨를 지녔음. * 단점 : 인간성이 기분 나쁠정도로 좋음. * 주량 : 없음(끊었음) * 흡연 : 냄새도 못맡음 * 홈페이지 : www.hirashi.woto.net (임정수의 문학 세상) * 카페 : http://cafe.daum.net/hirashi (히라시의 자연 농원) * 카페 : http://cafe.daum.net/hirashi2010 (약사 기도도량 관음사) * 이메일 : hirashi@hanmail.net * 연락처 : 010 - 8389 - 5549 * 주소 : 부산광역시 북구 덕천2동 322-29번지 1층<관음사> * 월간 모던 포엠 2004. 09 詩부문 신인 추천 작품상 등단 * 낙동강의 아침 외 4편 - 詩부문 : 낙동강의 아침 여름의 끝자락에서 뭐라꼬예 말복을 기다리며 더덕 향기 * 대한 문학 세계 2007. 01 수필부문 신인 문학상 등단 - 수필부문 : 충성! 건빵주면 계속 근무하겠음. (당선작) 사이다로 끓인 라면 (가작) * 월간 모던 포엠 2004년 12월 모던 포엠 작가시 - 물 외 2편 (詩) <물,만남,짝사랑> * 대한 문학 세계 2007년 01월 마음으로 띄우는 편지 - 우리의 우정(편지글) * 산업 자원부 사보 문화마당 2007년 03월 - 통일! 근무 중 까딱없음(수필) * 대한 문학 세계 2007년 가을호 시인과 詩 산책 코너 - 어느 가을날 외 1편 <어느 가을날, 달빛이여> * 대한 문학 세계 2007년 겨울호 수필 산책 코너 - 나의 수면법 * 대한 문학 세계 2008년 여름호 수필 산책 코너 - 자장면 시키신 분 * 대한 문학 세계 2008년 가을호 수필 산책 코너 - 낚시 대회에서 생긴일 * 대한 문학 세계 2008년 겨울호 수필과 소설 산책 - 잠깐!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봄호 수필 산책 - 대구행 기차 안에서 만난 여인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여름호 꽁트, 공포 - 한여름밤의 소야곡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여름호 수필 산책 코너 - 좌광우도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가을호 꽁트/코믹 - 소가 넘어갔습니다.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가을호 시인과 詩 산책 코너 - 불타는 가을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바다가 눈물을 흘릴 때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달빛이여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너를 만날 때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파도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낙동강의 아침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여름의 끝자락에서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더덕 향기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가을의 빛이 되어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불타는 가을 *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 시인선 - 뭐라꼬예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겨울호 꽁트 - 21세기의 선녀와 나무꾼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겨울호 시인과 詩 산책 - 가을의 빛이 되어 * 대한 문학 세계 2009년 겨울호 수필 산책 코너 - 내가 운전 면허 시험에서 세번째 떨어지던 날 * 대한 문학 세계 2010년 봄호 수필 산책 코너 - 니이가다 현에서 * 대한 문학 세계 2010년 여름호 수필 산책 코너 - 사람잡는 스팸 메일 * 대한 문학 세계 2010년 가을호 수필 산책 코너 - 티코 아지매 * 시나브로 - 바다가 눈물을 흘릴 때 * 시나브로 - 우리의 사랑 * 시나브로 - 너를 만날 때 * 시나브로 - 뭐라꼬예 * 시나브로 - 봄이 오는 소리 * 시나브로 - 당신 * 시나브로 - 착각 * 대한 문학 세계 2013년 가을호 시인과 詩 산책 - 바다가 눈물을 흘릴 때 * 시나브로2 - 유채꽃 활짝 핀 들판에 누워 * 시나브로2 - 열대야의 장(章) * 시나브로2 - 냉동 홍시 * 시나브로2 - 당신은 천사입니다.(수필) * 시나브로3 - 불타는 가을 * 시나브로3 - 가을의 빛이 되어 * 시나브로3 - 바다가 눈물을 흘릴 때 * 시나브로3 - 새벽에 * 시나브로3 - 낙동강의 아침 * 시나브로3 - 달빛이여 * 시나브로3 - 만우절(수필) * 시나브로3 - 나비 아가씨(수필) * 시나브로4 - 바다에 봄비가 내리면 * 시나브로4 - 새벽에 * 시나브로4 - 만산홍엽 * 시나브로4 - 낙엽 * 시나브로4 - 비가 내리면 나는 운다 * 시나브로4 - '참나'를 찾아서(수필) * 시나브로5 - 비가 오면 * 시나브로5 - 유채꽃 활짝 핀 들판에 누워 * 시나브로5 - 낙동강 * 시나브로5 - 당신의 기억 * 시나브로5 - 열대야 * 시나브로5 - 사월의 첫날에(수필) * 시나브로6 - 첫사랑의 여운 * 시나브로6 - 탐욕 * 시나브로6 - 나를 찾아서(수필) * 시나브로6 - 통일! 근무중 까딱없음 * 시나브로7 - 바다가 눈물을 흘릴 때 * 시나브로7 - 가을의 빛이 되어 * 시나브로7 - 자고 일어나 보니(수필) * 시나브로 8 - 한잔의 커피 * 시나브로 8 - 당신의 기억 * 시나브로 8 - 나를 찾아 떠나는 사월에(수필) * (사) 창작 문학 예술인 협의회 정회원 * 대한 문인 협회 정회원 * 영남 문인회 정회원 * 현, 약사 기도도량 관음사 주지 [ 문학상 수상 ] * 詩부문 신인 추천 작품상 수상 (2004년 09월 월간 모던 포엠) * 수필 부문 신인 문학상 수상 (2007년 01월 대한 문학 세계) [ 일반상 수상 ] * 5군단 105 통신단장 표창장, 702 특공 연대장 표창장, 702특공 1대대장 표창장, 112 야공 대대장 표창장, 2 공병 여단장 표창장, 15 사단장 표창장, 7 사단장 표창장, 2 군단장 표창장, 110 야공 대대장 표창장, 105 야공 대대장 표창장, 11 사단장 표창장(91.03.21), 120 야공 대대장 표창장, 53 사단장 표창장(94. ) 125보병 6 대대장 표창장(95. 04.) 53 사단장 표창장(96. 04), 2 군 사령관 표창장(98.04.04), 125보병 6 대대장 표창장(99.6.30), 국방부 장관 표창장(00.04.01 ), 125보병 6 대대장 표창장(01.04) 국방부 장관 표창장(02.04.06), 부산 북구청장 표창장(03.01.23), 53 사단장 표창장(03.04.04), 덕천 2동 방위협의회 위원 위촉장(03.12.12), 125보병 6대대장 표창장(04.06.22), 월간 모던포엠 시(詩)부문 신인 추천 작품상(04.10.23), 대한 문학 세계 수필 부문 신인 문학상 (2007.03.11) .. 등 수상. [작품이 발표된 문예지 및 기타 잡지] <종합 문예지> 월간 모던 포엠 / 계간 대한 문학 세계 <공저/동인지.시집> 2009 현대시를 대표하는 특선시인선 시나브로 시나브로2 시나브로3 시나브로4 시나브로5 시나브로6 시나브로7 시나브로8 <기타> 우성타이어 사보(現. 넥센타이어) 산업자원부 사보(문화마당)


        임정수(2008-10-14 19:11:18, Hit : 5763, Vote : 364
       낚시 대회에서 생긴일(2008년 가을호 대한 문학 세계 수필 산책 코너에 수록)

      낚시 대회에서 생긴 일 / 임정수




      낚시 대회가 열리던 날.
      서둘러 낚시 도구를 챙겨 차에 올랐다.
      낚시 도구라고 해봐야 나름대로의 기술만 내세울 뿐 별 다른 게 없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릴이나 대낚시도 챙겼지만,
      나는 깡통 낚시가 제일 자신있고 편하다.

      빈 깡통에 낚시줄을 감아 낚시에 미끼를 달고 있는 힘껏 멀리로 던져 땅에 꽂아둔 방울에다 걸어두면,
      입질을 할 때에 거둬들이면 되는 것이다.
      다만, 어디쯤 던지면 고기가 낚일 것인지 포인트 선정을 잘 해야 하겠지만...

      차는 드라이브를 하기에 멋진 소양강 줄기를 따라 소양댐을 향해 달렸다.
      오래 전 새벽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를 하던 때가 생각났다.
      사랑하는 정아와 함께 한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는데,
      지금은 까마득한 추억의 저편으로 쓸쓸히 떠나보내야 하는 미련만이 감돌 뿐이다.

      남들보다 먼저 도착해서 맞이하려 다짐한 내 맘과는 달리 다들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판기의 커피를 뽑아 내미는 보병부대 출신의 양상사가 기혼인 사람들보다도 총각이 제일 늦었다며 핀잔을 준다.
      트렁크에서 무거운 바께스를 들어내니 무엇이냐고 묻는다.
      물고기를 잡으면 담을려고 준비했다고 하니 다들 웃고 난리다.
      커피를 다 마신 나는 늦게 도착하여 미안한 마음에
      다른 이들의 짐까지 배에다 실으며 부지런을 떨었다.

      배는 20여분을 달려 소양호의 한적한 곳에 다다랐다.
      수심이 깊어서인지 자주 와 본 듯한 사람들은 밧줄부터 챙기는 것이다.
      어떤 용도냐고 물으니 기다려 보란다.
      '저걸로 무얼 할까?'
      호기심에 가득한 눈길로 바라보니 각자 포인트를 정한다음 나무에다 밧줄을 단단히 동여매고,
      밧줄의 다른 부분을 자신들의 허리에다 동여 매는 것이다.
      이곳에선 한번 빠지면 영영 못 나온다나 어쩐다나...

      사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우릴 태우고 왔던 배는 오던 길로 되돌아서 달려가기 시작했고,
      나도 3,4인용 텐트를 치고는 가지고 온 낚시 도구를 정리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번 대회에서 일등을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준비들을 해 온 것인지,
      낚시대가 7~8대는 보통이었다.
      릴 낚시 하나와 대낚시를 미끼도 달지 않고 그냥 던져 두었다.
      그리곤, 개조된 텐트의 내부 바닥 부분에 있는 쟈크를 열어 작은 야전삽으로 둥글게 파기 시작했다.
      퍼낸 흙은 조금씩 물 속에다 던지며 버렸다.

      어느 정도의 깊이까지 땅이 파이자,
      가지고 온 바께스의 내용물을 그 속에다 넣고 언제든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텐트 바닥의 쟈크를 조금만 채워놓고는 배낭과 걸치고 있던 점퍼로 위장했다.

      바께스 속의 내용물은 다름아닌 민물 장어였다.
      혹시라도 이번 낚시 대회에서 성과가 좋질 못하면 참석한 사람들과 장어구이라도 해먹으려고
      준비를 해 온 것이다.
      양식 장어였지만 키우는 서식지에 따라 색깔이 변하므로 자연산에 가까운 것으로 준비를 했다.
      양식 장어는 바닷물을 끌어올려 키우는 해수식 장어와 강물이나 지하수로 키우는 담수식 장어가 있으며,
      야행성이라 양식장 내부가 어두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바닥에다 자갈이나 모래를 깔아 어느정도 자연산에 가깝도록 색깔을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소양댐에 도착했을 때 미리 얘길하려고 생각했었지만,
      수심이 깊은 곳에서 하는 낚시이며 안주감이 좋아 술이라도 한잔 걸치고 낚시를 하다가
      자칫 큰일(?)이라도 일어나게 되면 안되기에,
      도착하는 대로 장소와 분위기를 봐가면서 내어놓으려고 한 것이다.

      낚시를 담군지도 얼마되질 않았는데 저만치에서 부터 입질 소식이 전해져 온다.
      묵직한 손맛을 느끼며 릴을 감아올리는 들뜬 사람의 환호성이 크게 들렸다.
      송어를 잡은 것이다.

      누군가가 또다시 입질을 했다며 좋아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엔 무엇일까?'
      옆으로 다가가서 보니 정말 큰 향어가 걸려왔다.
      소양댐엔 예로부터 향어와 송어가 많이 잡혔다.

      그나저나 다른 것은 다 준비를 하면서 정작 미끼는 챙기질 못했으니 나는 무얼 할까?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자신들의 낚시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조금씩 미끼를 얻어와서 낚시를 해도 되겠지만 그럴 맘이 전혀 없었다.
      '심심한데 무얼 하지?'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으로 장난끼가 발동했다.

      얼른 텐트 바닥의 쟈크를 열었다.
      괜찮겠다고 생각되는 한놈을 끄내어서 낚시에 달았다.
      혹시라도 도망치지 못하도록 낚시 바늘에다 잘 꿰어서 슬며시 텐트 앞에다 내려놓으니
      장어는 스스로 물을 찾아 미끄러지듯 물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텐트 밖으로 나온 나는 어슬렁거리듯 몇번 왔다갔다 하다가
      사람들이 안보는 틈에 얼른 낚시줄을 방울에다 걸었다.
      그리곤, 텐트 속으로 들어가 누워서 밖을 내다 봤다.

      잠시후, 방울 소리와 함께 입질(?)이 시작되었다.
      낚시줄이 걸려있는 방울은 요란한 소리를 질러대는데 나는 텐트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하니,
      주위에 있던 낚시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입질을 하는데 왜 안올려요?"
      "예..지금 한창 물고기가 미끼를 뜯어먹고 있는 중이라서요...
      조금만 더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올리려고요."
      "....."
      다들 초조한 마음에 조바심이 앞서지만 참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제 슬슬 올려볼까.'
      손바닥을 펴서 낚시줄에 갖다대었다.
      낚시줄을 통해 고기의 움직임이 진동으로 전해져 왔다.
      "붕어는 아닌 것 같고...월척은 월척인 것 같은데..."
      그러면서 낚시줄을 서서히 올리기 시작했다.

      묵직한 흔들거림과 함께 낚시줄이 들어올려지는 순간,
      주위에 있던 구경꾼들이 함성을 지른다.
      "우와, 장어다 장어...자연산 장어 아냐."
      "....."
      나는 말을 하질 않았다.
      괜히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할 필요도 없었을 뿐더러
      잘못 입을 열었다간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었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단체로 낚시를 왔다는 사람들이 보더니 자신들에게 팔라고 한다.
      '에그...팔면 안되는데...'
      그 중 한사람이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자 옆에 있던 다른 사람이 조금 더 높여 부른다.
      "......"
      순식간에 나의 텐트 주위는 경매장이 되어버렸다.
      "이십만원이요."
      "나는 이십오만원이요."
      다들 나를 두고 장난을 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간다.
      "지금 장난들을 하는 건 아니지요?"
      "장난이라니요? 우린 진지하게 말하고 있어요."
      "그럼, 아무라도 좋으니 먼저 주고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요."
      그렇게 해서 장어 한마리를 이십오만원에 팔게되었다.

      양심의 가책이랄까...
      그냥 달라고 말만 잘했으면 그냥 줄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까진 하고 싶지가 않았지만
      양식 장어를 한마리에 이십오만원이나 받고 팔았으니 마음이 편칠 못했다.
      장어를 사가지고 간 사람이 궁금했다.
      그 사람이 간 방향으로 자세히 보니 내게서 사 간 장어를 구워먹고 있는 중이었다.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몰랐다.
      이미 뱃 속으로 직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에 죄없는 낚시만 들었다 놓는다.
      미끼가 없는데 눈 먼 고기가 아니고서야 아무 것도 걸려들 리가 없었다.
      어차피 미끼가 없어서 달리 무엇을 할 수도 없었기에 펄펄 끓는 코펠의 물을 사발면에다 부으며
      심심풀이로 다시 한번 더 장어를 낚시에 달았다.
      그리곤 낚시줄을 방울에다 걸지않고 발목에다 묶었다.

      사발면을 먹다가 문득 불려진 면발을 미끼로 사용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
      빈 낚시를 거두어 들여 미끼로 사용했다.
      완전히 불려진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쫄깃거리는 게 그런대로 미끼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 듯 했다.

      너무 오랫동안 담구어 놓으면 죽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으므로 낚시를 올리기로 했다.
      그래서 발목에 묶어둔 낚시줄을 방울에다 걸었다.
      또다시 들려오는 입질 소리...
      이번에도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주위의 낚시꾼들이 모여들었다.
      "사람 조바심나게 하지말고 어서 올려봐요."
      기다리다 지친 낚시꾼 하나가 재촉한다.
      이번엔 망설일 것도 없이 낚시줄을 올려봤다.
      "으악, 이번에도 장어잖아."
      순식간에 주위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나는 은근히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그때, 마치 구세주라도 되는 것처럼 그 때를 놓히지 않고 함께 동참하는 게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좀 전에 미끼로 사용한 면발의 낚시에서 울리는 입질 소리였다.
      나는 장어가 걸려있는 낚시줄을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고 얼른 낚시를 올렸다.
      아주 큰 월척의 송어였다.
      이렇게 큰 송어는 일찌기 본 적이 없었다.
      살다보니 이렇게 낚시를 하는 방법도 다 있었구나.

      또 다시 주위는 경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고,
      누군가 손에 쥐어주는 걸 받아들면서 그걸로 아쉬운 경매가 끝나고 말았다.
      물론, 방금 잡은 송어도 함께였다.

      먹다남은 사발면의 면발을 낚시에 끼우다 느껴지는 시선이 있어 돌아다 보니
      낚시꾼 하나가 유심히 지켜 본다.
      '설마, 들켰을까?'
      그는 말없이 내게로 다가와 주춤거렸다.
      "....."
      "저, 도대체 어떤 미끼로 사용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겠는지요?"
      "예?"
      '휴우..'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실은 미끼를 준비하질 못해서 사발면으로..."
      "하하하..."
      그는 고맙다는 인삿말을 남기고 가더니 자신의 미끼를 조금 나누어 주곤 돌아갔다.

      장어를 낚는 것도 너무 자주 써먹으면 안되겠다 싶어
      방금 낚시꾼이 주고 간 미끼를 사용해서 송어와 붕어, 향어를 잡아서 장어와 함께 바께스에 넣어두었다.
      물론, 장어의 주둥이에다 낚시줄을 걸어 한뼘 가량의 길이로 낚시줄을 끊어놓았지만...ㅋㅋ

      한 곳에서 계속 장어를 잡아올리는 것도 이상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텐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다 방울을 두개 꽃고는 깡통 낚시를 하나 던져 놓았다.
      그리곤 텐트로 돌아와 장어를 달아서 발목에다 묶은 다음 물 속으로 보내면서 방금 낚시를 던져놓은 곳으로 갔다.
      멀리서 보면 내가 그냥 걸어가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물 속에 매달려 있는 장어가 나의 발목에 묶인 채로 끌려가는 것은 보이질 않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도 송어와 함께 장어를 낚아올렸고,
      내 뜻과는 상관없이 그들은 나에게 돈을 쥐어주었다.
      텐트에 또 잡아놓은 것이 있다고 했더니,
      그 중 한명이 얼른 뛰어가서 고기가 담겨있는 바께스를 들고 온다.

      본의 아니게 목돈을 움켜 쥐게 되었지만,
      마음 한 구석엔 똥이라도 삼킨 것처럼 마음이 편칠 않았다.

      다들 각자의 낚시터로 돌아가고 한 낚시꾼이 남았다.
      커피를 타서 한잔씩 마셨다.
      정말 진한 게 달콤하니 좋았다.
      그는 조심스레 나의 눈치를 보더니 말을 건넨다.
      "저...죄송하지만..."
      "예? 무슨 말씀이신지..."
      "저기..이 자리를 제게 파실 수 없겠는지요?"
      이 자리라고 함은 텐트에서 떨어진 곳이며 방금 송어와 장어를 건져올린 곳이다.
      "자리를 팔다니요?"
      "솔직히, 제가 가진 돈이 얼마되질 않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이거라도 받으시고 자리를 파실 순 없겠는지요?"
      대충봐도 십여만원은 되는 것 같았다.
      "돈을 받고 자리를 파는 건 좀 그렇습니다.
      저도 잡을만큼 손맛을 보았고...그냥 이곳에서 낚시하세요."
      "예? 그래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대신 많이 잡으셔야 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텐트로 돌아왔다.
      송어와 붕어, 향어를 몇마리 잡았다.
      장어를 두어마리 정도 낚시에 달아 바께스에다 넣었다.
      그리곤 누워있으려니 자리를 사겠다던 남자가 뛰어온다.
      '엥, 이번엔 정말 들킨 건가? 텐트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는데...'
      "저...안되겠어요. 자리를 사야 낚시가 되지 그냥 양보 받아서 낚시를 해서인지 별로네요."
      그러면서 십여만원을 손에다 쥐어준다.
      "안됩니다. 이 돈을 받으면..."
      "아뇨, 받으셔야합니다. 어서 받으세요."
      '이런, 정말 난감한 순간이다. 어쩌지? 사실대로 말을 할 수도 없고...'

      그때, 방울 낚시에서 입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 죄송하지만 저 대신에 한번 올려봐 주시겠습니까?"
      "네? 제가요?"
      "예, 어서요..."
      그는 서둘러 낚시줄을 당기기 시작했고, 이번에도 굵직한 장어가 올라왔다.
      바로 옆의 낚시에서도 계속 입질을 해대는 것이다.
      또 그에게 시켰고 그는 부지런히 끌어올렸다.
      이번에는 장어와 송어가 잡혀 올라왔다.
      그가 낚아올린 거라며 가지고 가라고 억지로 떠맡겼다.
      몇번 사양하던 그는 나의 설득에 하는 수 없이 받아들고 가며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받질 않겠다는 돈을 억지로 쥐어주니 그렇게라도 기분을 풀어 줄 수 밖에 도리가 없었다.

      오늘의 우승자는 당연히 나였지만, 나는 극구 사양하고 말았다.
      아니, 사양할 수 밖에 없었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은 나자신에게 죄를 짓고 싶지가 않았던 것이다.
      우승한 상금이라는 명분하에 받은 돈의 일부를 돌려주었고,
      내게서 장어를 사간 사람들에겐 가면서 식사라도 하라며 받은 돈의 반은 돌려 주었다.
      그러고나니 한결 마음이 편했다.

      어느덧 십여년이 훨씬 지난 옛일이 되었지만,
      이제는 낚시 뿐만 아니라 다른 일에 있어서도 절대로 그렇게 하질 않는다.
      그것은 두고두고 속앓이를 해야하며 언제나 조바심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한 번으로 끝내어야지 두 번은 할 게 못되기 때문이다.


      그날 참석했던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하고 싶다.
      정말이지 본의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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